“딸기농사는 묘가 99%다!” 이름없는딸기농장 이재민 대표
“딸기농사는 묘가 99%다!” 이름없는딸기농장 이재민 대표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9.01.23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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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7동 운영 순수익 1억 넘겨
딸기 ‘누가 먼저 꽃 피우냐’ 승부
농업마이스터, 최고농업경영자 등
전문적 지식 위해 교육만 4년걸려
진주 수곡면에 위치한 이름없는딸기농장에서 이재민 대표가 수곡딸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곡은 해가 드는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길고 밤낮의 온도차가 뚜렷하기 때문에 딸기의 품질이 뛰어나다고 한다.
진주 수곡면에 위치한 이름없는딸기농장에서 이재민 대표가 수곡딸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해가 드는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길고 밤낮의 온도차가 뚜렷한 것이 뛰어난 수곡 딸기 품질의 비결이라고 한다. 사진=이화섭 기자.

 

2018년 4월 싱가포르 국제식품 박람회 34억원 수출협약 체결, 11월 베트남 국영 방송 소개. 진주시 수곡면의 딸기가 이뤄낸 성과 중 일부다. 수곡딸기가 국내를 넘어 이제는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진주 수곡면은 면 단위 딸기재배면적이 280㏊로 전국에서 가장 넓다. 다른 지역에 비해 이상적인 기후조건으로 출하 시기도 한 달가량 빠르다. 이에 11월부터 1월까지 모든 농부가 겨울딸기 수확에 여념이 없다. 이곳에서 ‘이름 없는 딸기농장’을 운영하는 이재민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귀농한 39세 청년이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대형프랜차이즈 편의점 4천 점포 전산관리를 도맡아 했다. 충분히 안정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까지 경험하고 느꼈던 자신의 적성과 성격에 따라 귀농으로 눈을 돌렸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힘든 시기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다면 단언컨대 그의 선택은 옳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그는 딸기하우스 7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1동당 순수익 2천만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연매출 1억4천만 원이다. 귀농으로 성공하기까지 이재민 대표의 과정을 들여다봤다.

 

▲미디어팜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지난 2015년 진주 수곡면으로 귀농해 ‘이름없는딸기농장’을 운영하는 이재민입니다.

▲농장 이름이 특이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귀농 전부터 싱싱한 농산물을 먹기 위해 여러 농장을 자주 방문했다. 그때마다 농장은 흔하거나 뻔한 이름이 대부분이라 이 농장이 그 농장 같고, 그 농장이 이 농장 같아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럴 바에는 이름이 없는 게 더 낫겠다 판단해 상호명을 ‘이름없는딸기농장’으로 지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에 각인된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귀농 전에는 무엇을 했나.

귀농 직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 전산관리를 10년 동안 했다. 관리하는 점포만 4,000곳이 넘었다.

▲10년간 일했던 직업을 관두고 귀농한 이유가 있나.

내가 진정 원하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만 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귀농’을 택한 것이다.

▲귀농이 하고 싶은 일이었고, 적성에 맞는단 것인가.

귀농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뿌린 만큼 거두는 것’ ‘새로운 도전’ ‘노 스트레스’ 등 나의 적성, 성격 등에 맞다고 판단했다. 지친 도시 생활도 귀농 선택에 한몫 했다.

 

이름없는딸기농장 딸기.
이름없는딸기농장 딸기.

▲작물을 딸기로 선택한 이유는.

우선 딸기는 부자를 만들어 주진 않지만 다른 작물보다 가격이 안정적이다. 그 이유는 딸기는 보관이 3일~4일밖에 되지 않아 이 기간이 지나버리면 딸기가 물러져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와 공급자 간 회전이 빠르다.

▲딸기라서 진주 수곡면으로 정한 것인가.

그렇다. 작물로 딸기를 생각한 뒤 농지를 고민하니 답은 수곡이었다. 수곡 외에도 경남 유명한 딸기생산지들이 있지만 시발점은 진주 수곡이다.

▲수곡의 장점은.

진주의 기후조건이 농사에 유리하다. 해가 드는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길고 밤낮의 온도차가 뚜렷하다. 또한 눈과 태풍이 거의 없어 안정된 농사가 가능하다. 특히 수곡은 딸기특화단지라 출하를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판로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이웃들이 모두 딸기를 재배하니 배움에 있어서도 좋다.

▲수익은 괜찮나.

일하는 만큼 나오는 것 같다. 몸은 힘들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만족한다. 현재 딸기하우스 7동을 운영 중인데 1동당 순수익 2,000만원 정도다. 하우스, 기계장비 등 보수 및 재투자를 생각하면 큰 편은 아니다.

▲지금의 농장이 갖춰지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첫 귀농인 만큼 말로 못할 정도로 고생했다. 아무리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교육받고, 이웃에게 배워도 생물이다 보니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첫 해 심은 딸기가 모두 병에 걸려 죽은 적도 있다. 이에 생물을 더 공부하기 위해 경남과기대 최고농업경영자과정,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등 교육만 4년이 걸렸다.

▲귀농귀촌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귀촌에 있어서는 선택한 지역의 동네에서 1~2년 동안 월세 등으로 살아본 뒤 결정할 것을 권한다. 귀촌하더라도 지역주민과 갈등이 있을 수 있고, 시골생활에 대한 공허함, 무료함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구매했던 땅·집 등을 처리하려면 힘드니 꼭 미리 경험해보는 게 좋다.

귀농은 딸기에 한해서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딸기를 본인의 작물로 선택했다면 이제부터는 육묘 승부다. 딸기는 누가 꽃을 먼저 피우냐의 싸움이다. 때문에 묘가 딸기농사의 99%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상 묘에 관심을 갖고 고민하여야 한다. 지역마다 땅의 성분과 기후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시·군의 농업기술센터, 지역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공부하는 것이 답이라 할 수 있겠다.

이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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