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는 철학이다" 선요가원센터 박은지 박사
"요가는 철학이다" 선요가원센터 박은지 박사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1.2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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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무용과 졸업, 교통사고로 요가 접해
86아시안게임,88올림픽 개폐막식 무대경험도
"오롯이 내가만든 요가법 책으로 남기고싶어"

진주시 가좌동 선요가원센터 박은지 박사는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를 진주에서 다녔다. 대학은 “춤은 안 된다”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에 진학했다.

 

진주시 가좌동 선요가원 박은지 박사는 숙명여대 무용과 출신이다. 교통사고를 계기로 요가를 접한 그는 현재 경상대, 과기대, 진주교육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대학 생활 중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서울올림픽 개ㆍ폐막식 무대를 경험한 박 박사는 이때까지만 해도 무용이 자신의 평생 직업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무용 교육 환경의 현실은 생각처럼 장밋빛만은 아니었다. 그 세계는 실력과 더불어 인맥과 재력도 중시했다. 그렇게 무용 배우는 일에 회의를 느끼려던 시기 박 박사는 학교 기숙사 비탈길에서 뜻하지 않은 택시 사고를 겪는다. 사고 후 한 쪽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고, 그는 재활 과정에서 요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요가는 박 박사에게 새로운 세계를 알게 해줬다. 건강을 되찾은 것은 물론 그는 요가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요가는 그의 성격을 부드럽게 바꿔주었고 생활의 여유도 찾게 해줬다. 무엇보다 박 박사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겸손을 요가를 통해 배웠다.

박은지 박사는 서울 요가 센터에서 요가를 배우기 시작해 29살에 다시 진주로 왔다. 진주로 오기 전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3년 반을 보낸 그는 2000년 1월2일 자신의 요가 센터인 선요가원을 진주시 중안동에 오픈했다. 센터가 가좌동으로 옮겨온 건 그로부터 10년 뒤였다.

 

경상대학교 체육교육과 대학원 박사논문 세미발표 표지. 박 박사는 보통 4-5년은 걸린다는 대학원 박사 과정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만에 수료해냈다.

 

▲선요가원 센터를 오픈한 지 올해로 19년째다. 내년이면 20주년인데, 감회가 새롭겠다.

가좌동에서 9년, 시내(중안동)에서 10년을 했다. 사실 센터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유행에 너무 민감하다. 뭔가 핫한 게 있으면 죄다 거기로 몰린다. 연예인들이 플라잉 요가를 하면 그대로 따라 하는 식으로.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사람들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적이 있다. 나는 요가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오래 전에 접었다. 실제로 나는 센터를 그만 두는 게 돈을 버는 것이다.(웃음)

▲그게 무슨 말인가?

제가 센터를 하는 이유는 딱 하나 개인 발전을 위해서다. 대학 강의만 통해선 내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센터는 내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므로 항상 공부를 해야 한다. 연구를 해야 하고 그러면서 보람도 느낀다. 돈을 벌 거면 강사를 구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혹여 강의 스케줄과 겹치는 경우를 빼면 웬만해선 내가 다 한다. 나는 장사하긴 글렀다.(웃음) 항상 우리 회원들께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는지?

센터에 한 번 오셨던 분은 멀리 갔더라도 진주에 오면 다시 찾아주신다. 요가를 다시 하고 싶으면 저에게 찾아오는 것이다. 우리 센터엔 10년, 15년 장기 회원들이 많다. 에피소드라면 척추측만증이 심한 서울 모 대학교 학생이 있었는데 진주 사람이다. 저에게 두 달 정도 요가를 배워 서울로 갔었고, 상태가 너무 심해 다시 내려와 1년 반을 저와 함께 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몸을 맞춰 다시 학교로 돌아갔는데 등이 발라진 것이다. 이제 육안으론 보통 사람과 똑같다. 듣기론 병원 측에서도 "척추가 휘어졌는데 어깨와 골반이 어떻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소견을 냈다고 한다. 나는 두 사람 이상만 오면 20명이 왔을 때와 똑같이 수업을 한다. 회원이 개인지도 받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박은지 박사의 요가 모습. 그가 하는 것들은 오롯이 그가 만든 것들이다.

 

▲요즘 고민 중이거나 연구 중인 것은 없나?

말을 하는 에너지도 기운이다. 몸만 움직이면 그나마 낫지만 말과 움직임을 병행하는 건 쉽지가 않다.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를 요즘 많이 생각한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제자를 키울 수도 없다. 제 프로그램은 제가 만든, 오롯이 내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해낼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아는 것들을 책으로 엮어 남겨야 하지 않을까를 요즘 많이 고민한다.

▲요가 시장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엔 요가 자격증 따서 문만 열면 먹고 살 줄 알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일단 규모가 있어야 하고 때문에 자본금이 많아야 하는 분위기다. 전문 요가, 오리지널 요가만 하는 곳은 이제 몇 군데 없다.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엄연한 철학이라고 말했다.

요가는 철학이다. 요가 경전도 있다. 요가가 운동이 된 건 마음을 다스리고 명상을 하는데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이유다. 요가에 고양이, 코브라 자세가 있는 것도 직립해 사는 인간의 피로한 척추를 과학적인 동물들의 척추 모양새로 풀어주기 위한 것이다. 요가는 음양의 기운을 다룬다. 다양한 요가 자세들은 관리법은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 자체를 운동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요가는 남을 향한 배려, 자기 마음의 통제를 위한 철학이다.

▲공부를 많이 하셨다. 요즘도 공부는 계속 하나? 강의는?

메디컬 쪽으로 공부를 많이 한다. 몸이 아픈 분들이 센터를 많이 찾기 때문이다. 강의는 부산 쪽 한 곳을 줄였고 지금은 경상대, 과기대, 진주교대에서만 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정신력으로 해내가고 있다.

 

진주시 가좌동 선요가원센터 박은지 박사의 요가 모습.

 

▲요가 센터 운영을 19년째 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옛날엔 회원 한 사람이 잘 못 따라오면 말이 뾰족했다. 강의 때도 개인차를 생각 않고 모두를 데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2번, 3번 얘기해도 못 알아들으면 그냥 패스한다.(웃음) 그 사람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다. 요가도 세월이 가야 는다. 그렇게 늘고 나면 "이제 고쳐졌네요" 칭찬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선요가원 센터는 무엇이 다른가?

선요가원의 요가는 '파워 메디컬 요가'다. 운동 메디컬이라는 얘기다. 우리 센터에선 한 사람 한 사람 그 사람의 체형을 정확하게 알고 거기에 맞게 운동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준다. 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몸을 잡아주는 것이 우리 센터의 장점이자 강점이다.

 

★박은지 박사가 가르쳐주는 일상 요가 꿀팁!

직장인이나 수험생 등 한 자세로 장시간 있는 분들을 위한 팁으로, 목과 어깨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들입니다.

1. 양손을 배 앞에서 깍지를 끼고 머리 위로 기지개 펴듯 쭉 올려 턱을 앞으로 바짝 당긴다.

2. 양손을 합장한 채로 머리 위로 올려 입을 다물고 눈을 크게 뜨면서 하늘을 본다.(3회~5회)

3. 두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척추의 흔들림없이 발 뒤꿈치 들기. 10회 반복하면 하체 순환을 돕고 좌우 힘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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