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고추농사와 함께한 김명임 정명농장 대표
평생을 고추농사와 함께한 김명임 정명농장 대표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9.01.24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편 ‘정옹’ 본인 ‘김명임’ 이름 딴 ‘정명농장’
촌 살다보니 자연스레 농사 접해 20년 넘어
피망·매실·감·벼·보리 등 복합영농 고추 주력
김명임 정명농장 대표는 고추농사의 장점 중 ‘안정성’을 제일로 꼽았다. 그녀는 농부는 직장인처럼 월급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안정된 것이 최고라 표현했다. 게다가 청양고추는 시세 편차가 심해 시기만 맞으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전략적인 고추농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김명임 정명농장 대표는 고추농사의 장점 중 ‘안정성’을 제일로 꼽았다. 그녀는 농부는 직장인처럼 월급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안정된 것이 최고라 표현했다. 게다가 청양고추는 시세 편차가 심해 시기만 맞으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전략적인 고추농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진주는 뛰어난 기후조건으로 인해 농사짓는 이들이 많다. 특히 금산면, 사봉면, 일반성면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매년 고추농사가 풍년이다. 품질이 좋은 만큼 도매상이나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좋아 농가수익도 책임진다.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있다. 겨울에는 열흘에 한번, 봄에는 일주일에 한번 수확하기 때문에 엄청난 일손을 필요로 한다. 일손은 부족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 달 임금이 200만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자칫 병충해로 인해 손 한번 쓰지 못하고 모든 비닐하우스의 고추농사를 포기해야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에서 실패 없이 매년 고추농사를 짓는 여성농업인이 있다. 물론 부부가 함께 농사짓는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보다 더 농부다운 모습으로 농사를 일군다. 한평생 농사와 동거동락한 그녀의 삶을 들여다봤다.

▲동네 분들이 진주 고추농사하면 ‘김명임’이란 말이 많더라.

고추농사를 오랫동안 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촌에 살다보니 자연스레 농사를 짓게 돼 20년이 훌쩍 넘은 것 같다.

▲농장 이름이 ‘정명농장’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남편과 함께 농장을 운영한다. 그래서 서로 책임을 갖고 항상 함께하자는 의미로 남편의 이름인 ‘정옹’에서 ‘정’을 제 이름인 ‘김명임’에서 ‘명’을 가져와 정명농장이라 지었다.

▲농사가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누구나 알지만 여성이라 더 힘에 부치지는 않나.

여성이라 힘든 것은 없다. 다만 아주 무거운 짐을 들거나 힘만 필요한 일은 남자처럼 할 수 없다. 그래도 섬세하거나 끈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은 훨씬 잘한다. 예를들면 고추를 수확할 때는 남편과 2배까지 속도차이가 난다.

▲농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작년까지는 2동(1200평)을 운영했다. 하지만 세월을 이길 순 없더라. 1동(600평)을 정리하고 남은 1동(600평)만 운영 중이다. 고추농사 외에도 다른 논밭에 고추, 피망, 감, 매실, 벼, 보리, 콩 등을 키우고 있다. 주력은 고추다.

▲복합영농인데 다양하게 키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다들 아시겠지만 작물마다 쉬는 시기가 있다. 그때 농부들은 1년간 농사를 하며 벌었던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이 시기에 쉬면 뭐하겠냐는 생각과 농가수익을 위해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다.

 

정명농장 고추들.
정명농장 고추들. 김 대표는 오래해 익숙하고 무엇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작물들 중 고추를 최고로 쳤다.

고추농사를 주력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

고추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우리나라 문화 자체가 김장 등으로 인해 고추가 꾸준히 소비되기 때문이다. 또한 청양고추는 흔히 투기작물로 불리는데 시기를 잘 맞추면 높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작물은 고추뿐이라 생각한다.

▲청양고추가 투기작물로 불릴 만큼 값어치 있나.

과거의 영광일 뿐이지만 청양고추 1박스에 20만원을 넘은 적도 있다. 물론 앞으로는 절대 그럴 일 없겠지만..(웃음)

▲그럼 귀농귀촌 하는 이들에게 고추농사가 제일인가.

기후조건, 땅의 성분 등이 맞는다면 고추농사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탄저병 등 주의할 점이 많다. 일손도 다른 작물에 비해 많이 필요로 한다. 시골에서 일손이 필요하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인노동자를 찾는 곳이 많고, 인건비로 인해 농가소득은 줄어든다. 누군가의 인생이 걸린 귀농귀촌에 쉽게 ‘제일’이란 말은 못하겠다.

▲다른 작물은 생각한 적 없나.

지금도 여러 작물을 키우고 있지만 고추가 제일 낫다. 오래했기 때문에 익숙한 것도 있고, 농부들은 안정적인 것을 제일로 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처럼 월급일이 딱 있는 것도 아니고 매년 작물 가격도 다르기 때문에 안정됨을 찾는 것 같다.

이화섭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