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최초 유기농 블루베리' 하귀만 세심농원 대표
'진주 최초 유기농 블루베리' 하귀만 세심농원 대표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2.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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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인복지센터 지으려다 주민반대로 귀농선택
“3200평 규모 땅을 놀릴 수 없어 막무가내 시작했다”
전문적인 농업 지식 위해 경남과기대 원예학과 졸업
교수추천으로 선택한 블루베리 진주 최초유기농까지
하귀만 세심농원 대표가 묘목 가지치기 작업을 하며 블루베리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귀만 세심농원 대표가 묘목 가지치기 작업을 하며 블루베리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주 최초로 유기농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 이가 있어 화제다. 2009년 귀농한 하귀만 세심농원 대표는 미스티, 챈들러 등 10여 가지 종류의 블루베리를 모두 100% 유기농으로 키우고 있다. 그가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는 꾸준히 해온 종교활동으로 생명사상에 남다른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학비료가 사람 몸에 문제가 없다 해도 지속적으로 몸에 축적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하 대표의 지론이다. 그는 귀농 전 진주에서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했다. 지금의 세심농원 자리도 새로운 노인복지센터 설립을 위해 준비한 곳이었다. 하지만 주민의 반대에 부딪혔고 나이도 점점 들고 있다는 생각에 과거 주말농장을 한 경험을 살려 진주 미천면에 귀농했다. 그는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경남과기대 원예학과도 졸업했다. 블루베리 농사는 이때 수업을 맡았던 교수의 추천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교수 추천으로 블루베리를 시작한 초보 농부가 이제는 10년차 프로농부가 됐다. 진주 최초 유기농 블루베리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쥔 하귀만 대표. 그를 만났다.

▲언제부터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나.

2009년 귀농해 ‘세심농원’을 운영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세심농원의 뜻은.

불교 공부를 하고 있어 마음 닦는 농장이라는 뜻에서 씻을 세(洗), 마음 심(心)자를 써 세심농원이라 지었다.

▲어떤 종의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나.

10여 가지 블루베리를 키운다. 대표적으로 미스티, 챈들러 종이 있다.

▲10여 가지나 키우는 이유는.

진주 지역에 맞는 작목들을 찾고 늘려가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리고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 성향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미스티와 챈들러 종 블루베리가 가장 맛있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 같아 대표적으로 키우고 있다.

▲2009년 귀농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귀농 전 진주에서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했다. 지금 미천면 농장자리가 원래 새로운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려고 구입한 자리다. 하지만 동네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돼 농사를 짓게 됐다.

▲토지까지 구입했는데,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나.

주민들이 반대하는데 굳이 노인복지센터를 지어 부딪힐 필요가 있나 싶었다. 나이도 점점 들고 있었고. 진주에서 센터를 운영할 때부터 대곡에 주말농장을 운영해 감나무 등을 키웠었다. 덕분에 귀농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토지 규모는 어떻게 되나.

3,200평이다. 지형에 따라 하우스를 짓다 보니 길이는 다르지만 현재 하우스 16동이 자리하고 있다. 주말농장을 다니는 곳은 1,000평 정도다.

 

하 대표의 블루베리 하우스는 모두 화단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묘목 뿌리가 잘 뻗어나갈 수 있어 백 형식 보다 블루베리 묘목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의 블루베리 하우스는 모두 화단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는 "묘목 뿌리가 잘 뻗어나갈 수 있어 백 형식 보다 블루베리 묘목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농장을 보니 화분에 심어 키우는 일반 블루베리와 달리 모두 화단 형식을 취하고 있다.

블루베리는 일반 흙으로 키울 수 없기 때문에 피트모스와 톱밥 등을 섞어 화단처럼 만들었다. 굳이 화단처럼 만든 이유는 묘목 뿌리가 넓게 뻗어 나갈 수 있어 묘목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백에서 묘목을 키우게 되면 뿌리가 뻗어나가는 것이 한정적이다. 때문에 분갈이도 필요하다. 다만 백은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주말농장에서 감나무를 키웠는데 블루베리는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

주말농장을 다녀봤다고는 하나 전문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경남과기대 원예학과에 들어갔다. 어느 날 교수님들께 “내가 농사를 지어야한다”고 작물을 물으니 블루베리를 추천해줘 시작하게 됐다.

▲막연히 교수의 추천만으로 블루베리를 선택해 3,200평 규모로 시작하기엔 불안했을 것 같다.

-노인복지센터를 위해 토지를 구입해놨던 터라 땅을 놀릴 순 없고, 뭔가는 해야 하니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에는 ‘무식이 용감이었다’고 생각한다.(웃음)

▲농장을 보니 모두 하우스로 이뤄져있다. 블루베리가 하우스 작물인가.

-처음에는 열처리를 통해 블루베리를 일찍 출하하기 위해 하우스로 지었는데, 계산해보니 기름값 등으로 굳이 열처리까지 해가며 출하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하우스를 개방한 상태로 지낸다.

▲그럼 앞으로 귀농해 블루베리를 키울 사람들은 하우스가 필요 없나.

-그렇다. 다만 블루베리는 당이 높아 새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기 때문에 하우스까진 아니더라도 그물망 정도는 꼭 덮어줄 필요가 있다.

▲블루베리 농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6~8월은 수확기라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 가족, 친척 모두가 수확에 매달릴 정도다. 수확철이 다른 작물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남은 달에도 가지치기(전정), 잡초제거, 퇴비 등을 지속적으로 돌봐야 한다. 묘목을 키우기 위해 삽목이란 작업도 병행한다.

 

세심농원은 진주 최초 유기농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각종 유기농 인증서.
세심농원은 진주 최초 유기농 블루베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각종 유기농 인증서.

▲수확철이 짧은 것에 비해 일손이 많이 드는 것 같다.

블루베리는 수확할 때 하나하나 따야 상품이 되기 때문에 더 그렇다. 블루베리 단가가 비싼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우리 농장은 진주에서 유기농 블루베리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100% 유기농을 고집하기 때문에 일손이 더 많이 든다. 예컨대 제초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부 손으로 직접 뽑아야 되는 식이다.

▲보통 화학비료를 쓰는 농장이 많은데 유기농을 고집하는 이유는.

종교활동을 했기 때문에 생명사상에서 다른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화학비료가 사람 몸에 문제가 없다지만 몸에 축적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 대표는 "블루베리의 하얀 분은 종류에 따라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몸에 좋다거나 효과가 있지는 않지만 외관상 보기 좋아 고객들이 더 선호한다"고 한다.
하 대표는 "블루베리의 하얀 분은 종류에 따라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몸에 좋다거나 효과가 있지는 않지만 외관상 보기 좋아 고객들이 더 선호한다"고 한다.

▲블루베리를 하나씩 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블루베리에 덮여 있는 ‘하얀색 분’ 때문인가.

알이 작기 때문에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얀색 분은 종에 따라 다르다. 하얀색 분 없이 반들반들한 것도 있다. 하얀색 분이 덮이는 종의 경우 고객들이 싱싱해 보인단 이유로 덮인 채 수확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특별히 하얀색 분이 건강에 도움을 주거나 맛을 높이지는 않는다.

▲귀농해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1년 내내 일할 정도로 일이 많다. 하지만 이제 이것이 내 직업이니까 다른 직장인들처럼 출퇴근이라 생각하며 하루 8시간씩 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이 크게 바쁘지 않다면 주말에는 쉬려고 노력한다.

▲농부로서 진주시에 바라는 점은.

진주시가 도·농복합도시지만 다른 지자체에 비해 늦는 것이 많다. 농기계임대사업도 이제야 생겼다. 농기계의 경우 수 천만 원에서 수 억 원까지 비용이 발생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1년에 1~2회다. 농민이 이를 구매해야한다면 엄청난 부담인데 이제라도 생겨서 다행이다. 앞으로 잘 조성돼있는 다른 지자체를 벤치마킹해 농산물가공센터 등도 빨리 생겨야 된다고 본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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