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어요" 박주현 박꾼농장 대표
"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어요" 박주현 박꾼농장 대표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5.1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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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되기 위해 진주산업대 동물생명과학과 축산전공 졸업
초기자본 수십억 드는 축산업 청년농 불가능…시설하우스 선택
첫 시작은 청양고추, 안전성 위해 2년차부터 애호박으로 갈아타
청년농부 고질적 문제 자금난, 무농약재배·호박손 상품화로 타파
박주현 박꾼농장 대표는 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다. 그래서 대학도 진주산업대 동물생명학과 축산전공을 나왔다. 축산업은 초기자금 문제로 할 수 없었으나 고추농사를 시작으로 애호박 농사까지 4년차 베테랑 농부가 됐다.
박주현 박꾼농장 대표는 어릴 적부터 '농부'가 꿈이었다. 그래서 대학도 진주산업대 동물생명학과 축산전공을 나왔다. 축산업은 초기자금 문제로 할 수 없었으나 고추농사를 시작으로 애호박 농사까지 4년차 베테랑 농부가 됐다.

진주 문산읍에서 애호박 농사를 짓는 32살 청년농부 박주현 박꾼농장 대표는 진정한 청년농부다. 그는 어릴 적부터 농사짓는 것을 꿈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영유아 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살며 흙 만지고 놀던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어선지 시골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농부였다고. 그는 일찍 진로를 결정하게 된 덕에 대학도 진주산업대(現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생명과학과 축산전공을 나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축산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현실적 문제에 부딪쳐 하우스 작물로 진로를 변경했다. 축산업은 시설에 드는 비용은 물론 시설에 넣을 ‘소’도 비싸기 때문에 초기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그의 집안에 농업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보다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는 시설하우스를 택했다. 시설하우스를 고민 없이 택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에서 원예과 학생들과 친하게 지낸 게 큰 도움이 됐다. 원예과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시설하우스를 짓고 있는 선배들을 찾아가 직접 일을 돕고 배우며 시설하우스의 비전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시설하우스는 약 2억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반면 축산업은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필요하다. 때문에 농업에 기반이 없고, 승계농(부모의 대를 이어 농업에 뛰어든 청년)도 아닌 청년농이 자본 없이 축산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이라 판단해 시설하우스로 시작했다”며 “대학다닐 때 원예과 학생들과 친해져 원예 수업을 청강하기도 하고, 졸업한 선배들 하우스에 일하며 경험했던 부분들 덕분에 시설하우스의 비전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주현 대표는 시설하우스를 시작하기 위해 약 2억원이란 자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대학을 막 졸업한 20대 중후반 청년농이 자금이 있을 리 만무했고, 그는 정부에서 청년농을 위해 지원하는 ‘후계농업경영인(영농후계자)’을 이용하기로 했다. 후계농업경영인은 영농교육을 받고 창업을 계획하는 자, 농업을 가업으로 승계하고자 하는 자 등 미래 농업인력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해 개별 경영체의 맞춤형 자금·교육·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자격 및 요건은 ▲만 18세 이상 ~ 만 50세 미만 ▲영농에 종사한 경력이 없거나 10년 이하 ▲대학의 농업 관련 학과나 농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였거나 시장·군수·구청장이 인정한 농업 교육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이수한 자 등이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되면 세대당 최대 3억원까지 연리 2%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으며, 상환기간은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이다. 올해 경남에서는 82명의 후계농업경영인이 선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평생 농사지을 생각에 멀리 보고, 미래 작물 변화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우스를 보다 높고, 크게 지었다.
박 대표는 평생 농사지을 생각에 멀리 보고, 미래 작물 변화 등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우스를 보다 높고, 크게 지었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박 대표는 자금을 마련해 시설하우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첫 번째로 한 일은 토지를 구매한 것이다. 많은 농부가 토지를 임대해 짓는 반면 그는 토지를 구매했다. 그 이유를 박 대표는 ‘안정성’이라고 답했다. 혹시 농사가 망하더라도 땅은 제값 받고 팔 수 있어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라고. 남은 하우스 시설 및 안에 들어갈 작물은 토지 담보 대출로 준비를 마쳤다. 박 대표는 특히 하우스를 높고 크게 지었는데, 농사가 꿈이었고, 평생 농사지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소 사치스럽더라도 미래 작물 변화 등을 고려해 지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농사를 시작한 박 대표의 첫 선택은 ‘청양고추’였다. 인근 주민들이 고추농사를 짓고 있어 판로나 정보교류 등에 유리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청년농부의 노력이 기특해서 였을까 그해 고추농사는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났다. 10kg 박스가 20만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시세가 좋았던 것이다. 주변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농부들도 수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시세라 할 정도로 값이 좋았다. 박 대표는 무척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생겼다. 이처럼 시세 변동이 큰 고추는 값이 떨어질 때는 박스 당 2~3만원까지도 내려가 유지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3년 후 후계농업경영인 자금 등을 갚아야 하는 자신의 상황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 그는 고추란 작물은 수확시기 사람이 많이 필요해 노동력이 부족한 시골에서는 변수가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박 대표는 농사 2년차부터 애호박을 심었다. 애호박은 청양고추처럼 값이 높게 측정되진 않지만 반대로 값이 폭삭 내려앉는 경우도 없어 안정적이고, 사람이 없어도 혼자서 일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고추는 수확시기만 지나면 한가한 반면 애호박은 항상 농장에 붙어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도 박 대표는 그것을 농부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후자를 선택했다.

 

박 대표는 직거래를 늘리기 위해 작년 작기부터 무농약 재배를 실시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호박 농가에서 쉽게 버려지는 호박손을 상품화 해 농가소득도 증가시켰다.
박 대표는 직거래를 늘리기 위해 작년 작기부터 무농약 재배를 실시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호박 농가에서 쉽게 버려지는 호박손을 상품화 해 농가소득도 증가시켰다.

어느덧 박 대표는 4년차 농부가 되어 후계농업경영인 자금을 상환 중이다. 그동안 애호박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호박 농가에서 버려지는 호박손을 상품화, 농가소득을 증가시킨 덕에 자금 상환에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후계농업경영인을 ‘족쇄’라 표현했다. 자신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지내고 있어 상환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농부는 상환 기간과 결혼 등이 맞물려 자금 부담이 심하다고 했다. 농부의 현실적 상황과 정부 정책이 맞아 떨어지지 않아 대농이 아니라면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그래서 그는 정부와 농민을 모두 고려했을 때 기간을 적어도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늘려야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3~4년차 농부들이 많은 압박감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압박은 박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는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직거래를 늘리기로 했다. 작년 작기부터 무농약 재배를 실시해 경쟁력도 갖췄다. 또 그는 비용절감을 위해 올해부터 은행나무, 돼지감자뿌리 등을 활용해 ‘유기자재’도 직접 만들어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박주현 대표는 “유기자재는 많은 농부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음에도 귀찮고 손이 많이 가니까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실에 맞는, 청년농을 위한 정책 등은 당연히 만들어져야 하지만 농부도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정부에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것과 별개로 나는 나대로 열심히 농가소득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차요테라는 열대작물도 테스트를 위해 텃밭에 심어두었다. 직거래도 늘리고 새로운 작물도 테스트 하는 등 청년농으로 자리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왜 박꾼농장 ?

박주현 대표의 성이 '박' + 키우는 작물도 애호 '박' + 분야의 전문가를 뜻하는 꾼' = 박꾼농장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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