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파머스 조합원 인터뷰 16] "노력한만큼 보답 주는 농사에 반했죠" 합천 '탐스런 농원' 이경희 대표
[합천파머스 조합원 인터뷰 16] "노력한만큼 보답 주는 농사에 반했죠" 합천 '탐스런 농원' 이경희 대표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12.30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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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읍 출신, 창원에서 4년 직장 생활 후 귀향
합천 수자원공사 퇴사 후 농업에 매력 느껴 전업
2400평 규모 농장서 토마토, 메론, 미니밤호박 재배
"농지 확장해 '토마토 전용 농장' 만드는 게 목표"

합천군 적중면 '탐스런 농원'의 이경희(50) 대표는 합천읍에서 나고 자랐다. 첫 직장인 항공 회사를 다니기 위해 4년간 창원에서 지낸 세월을 뺀 나머지 삶을 이 대표는 합천에서 보냈다. 고향이 그리워 고향으로 돌아온 이경희 대표. 그는 합천 수자원공사 토목과 소장 부속실에서 일했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다. 물론 나라 위기 때도 이 대표는 더 일 할 수 있었지만 남편이 "내가 더 벌면 된다"며 퇴사를 권해 그는 결국 수자원공사를 그만 두게 된다.

합천군 적중면 '탐스런 농원' 이경희 대표. 적중면 1200평 연동 하우스에선 토마토를 재배한다. 사진=김성대 기자.

이 대표가 농사를 선택한 건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였기도 했지만, 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농사가 가진 '정직성' 때문이었다. 농사는 다른 어떤 일보다 노력한만큼 보답을 주는 일이었고, 이 대표는 거기에 매력을 느껴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 될 일이었기에 그는 6년 동안 농업에 관해 치열히 공부했다. 경남농업마이스터대학 2년 과정을 마쳤고, 경상대학교 최고영농자교육 과정(2년)도 밟았다. 새 합천 미래농업대학(2년)도 그가 받은 농업 교육 과정 중 하나였다. 농사는 실전이지만 실전에서 성공을 위해선 탄탄한 이론도 수반돼야 하는 걸 이 대표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농사를 선택한 건 지금도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달린 열매를 보고 있으면 정말 탐스럽죠. 그래서 농장 이름이 '탐스런 농원'이기도 하구요. 전 열매를 새로 심을 때마다 늘 설레요. 혹여 몸이 힘들다가도 정성들여 키운 저희 농산물에 "맛있다" 해주시는 고객의 말 한 마디에 그 피로마저 모두 날아가버리죠. 남편이 많이 도와줘서 가능한 일입니다." - 이경희 대표

탐스런 농원의 탐스런 토마토.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여타 토마토와 확실히 차별되는 맛을 지녔다. 이 대표는 이 모습이 너무 예뻐 가위질도 망설이게 된다고 했다. 사진=이경희 제공.

무농약 재배를 추구하는 탐스런 농원의 농장 규모는 2400평이다. 가을, 겨울 동안 토마토를 수확하는 적중면의 연동 하우스 1200평과 3월부터 메론, 미니밤호박을 가꿀 합천읍 단동 하우스(5동) 1200평을 더한 것이다. 지금은 이렇지만 이 대표는 과거 오이를 심어본 경험도 있다. 지난해 3월 한 급식 업자가 농장에 와 자신이 납품을 책임진다며 오이를 심어보라고 권한 것이다. 업자의 호언장담에 이 대표는 남편을 설득해 오이를 심었다. 하지만 오이는 한 달이면 다 크는 야채여서 확실한 납품처가 없을 땐 시작하면 안 되는 작물. 아니나 다를까, 판매를 장담했던 사람과 연락이 닿지 않아 이 대표는 오이를 다 버릴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당황스러웠죠. 화가 난 남편은 예초기로 오이를 다 베어 없애자고 했을 정도였어요. 그러던 차에 영천친환경농업영농조합법인에서 전화가 옵니다. 기존 오이 납품처에서 진딧물 때문에 2주 동안 납품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거죠. 법인은 전국 친환경 품목들을 조회하다 저희 걸 본 겁니다. 그렇게 무용지물이 될 뻔 했던 오이를 처분했던 기억도 있네요. 물론 앞으론 절대 오이를 심진 않을 거예요.(웃음)" - 이경희 대표

이경희 대표는 성격이 호탕한 편이다. 시쳇말로 '쿨'하다. 그는 메론의 당도가 15브릭스를 넘지 않으면 미련없이 갈아엎고 다시 심는다. 청주 (주)흙살림과 직거래를 통해 판매된 자신의 작물에 고객의 불만이 걸려와도 이 대표는 지체없이 반품, 교환해준다. 눈 앞의 이익 때문에 더 큰 걸 놓칠 순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 아닌 것은 아닐 뿐이다. 

이 대표는 작물의 반품, 교환에 절대 인색하지 않다. 그는 사소한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언제나 더 큰 그림을 그린다. 사진=김성대 기자.

"전 제가 품질을 인증한 작물만 내보냅니다. 저희 토마토는 토경 재배로 수확하는데 아무래도 비료와 물만 들어가는 양액 재배와는 많은 차이가 나요. 브릭스에서도 4~5에 머무는 양액 재배 것보다 2~3브릭스가 높은 7~8브릭스에 이르죠. 그래서 저희 토마토는 갈았을 때 물과 층이 안 생깁니다. 바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과육이 짙죠. 아무래도 미생물이나 햇볕, 습도 등으로 자체 완충 작용을 거치는 토경 재배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저는 늘 양보단 질을 추구합니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어요." - 이경희 대표

이 대표에게 앞으로 목표를 물었다. "토마토와 메론을 더 깊이 파나갈 생각"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 적중면 하우스 인근 2000평 땅을 더 사들여 토마토 전용 농장도 가꾸리라 그는 자신의 포부를 넌지시 들려주었다. 그리 되면 일꾼은 더 구해야 하겠지만, 확장된 토마토 전용 농장을 위해서라면 감당해야 할 일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탐스런 농원의 토마토를 만져보았다. 알이 꽉 찬 것이 이경희 대표의 집념과 의지가 그대로 배인 느낌이었다. 토마토는 어느새 주인을 닮아 있었다.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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