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최강 강소농 모임체 ‘에나파머스’
진주 최강 강소농 모임체 ‘에나파머스’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8.12.29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농부들’을뜻하는강소농모임체
지난해 강소농교육 수료생 24명
모임내 일손돕기가 바로 참봉사

에나파머스. ‘참’을 뜻하는 경상도 방언 ‘에나’와 ‘농부들’을 뜻하는 영어 ‘파머스(farmers)’를 합친 말이다. 에나파머스는 진주시 강소농 자율 모임체다. 강소농(強小農)이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토대로 고수익을 올리는, 작지만 강한 농가나 농민을 뜻하는 용어다. 모임체 이름은 작년 12월 경북 청송에서 받은 교육 및 단합행사 때 회원들이 논의 끝에 지은 이름이다.

 

30대부터 80대까지, 가족 같은 분위기

에나파머스는 강소농의 기초·심화 교육 등 지난해 1년간 실시한 ‘진주시 강소농 교육’ 수료생 26명이 모여 올해 1월 1일 출범했다.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뤄져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하는 이 모임체의 현재 회원 수는 개인사정으로 두 명이 빠진 24명이다.

에나파머스는 언젠가 진주시 기술센터가 지원해준 경기도 강소농 견학에서 많은 걸 배워왔다. 가령 경기도에선 같은 쌀을 팔아도 기능성 쌀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4만원에 거래될 쌀을 6, 7만원에 팔고 있었던 것이다.

에나파머스 김민규 사무국장은 “쌀통 자체를 편백나무로 만들어 8킬로그램에서 소포장까지, 생산되기도 전에 구매 예약이 끝나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200평 땅으로 몇 억 원 매출을 내는 곳도 있었다. 우리 에나파머스에도 향차를 만들어 500, 900그램 단위로 파는 분이 있다. 강소농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나파머스는 봉사활동도 이색적으로 한다. 이들은 바자회 같은 흔한 대외 봉사가 아닌 모임체 내에서 일손이 필요할 때 서로 돕는다. 예컨대 800평 땅에서 홀로 고구마 농사를 짓거나, 양파를 심어야 할 때 에나파머스 회원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나서 해당 농가를 돕는 것이다. 모임 내 자체 일손 돕기. 에나파머스가 말하는 ‘봉사’의 참뜻이다.

 

지난 27일 에나파머스는 집현면 덕오리 '고센농장'에서 송년회를 열었다. 사진=김성대 기자.

 

200명 참여 ‘팜파티’ 성황

지난 11월 15일 에나파머스는 도시소비자와 농업인의 만남을 위한 팜파티를 성황리에 마쳤다. 팜(Farm)과 파티(Party)를 더해 이름을 내건 이 행사는 농장주가 도시소비자를 초청해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비롯, 농촌체험과 공연, 농산물 홍보와 판매 등으로 진행됐다. 곽진욱 에나파머스 회장에 따르면 이날 도시소비자와 농가 우수고객, 강소농가 등 참가 인원만 200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준비했던 기념품들이 동이 날 정도였다.

곽 회장은 “팜파티 성공은 공동 농산물 쇼핑 분야 확대를 위해 받은 스토어팜 20주 교육 덕에 가능했다. 우리 에나파머스는 도시소비자들께 어떻게 어필할까를 늘 고민한다. 내년엔 디자인 분야 쪽을 깊게 파고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2018년 송년회를 위해 고센농장에 마련한 비닐하우스. 이 역시 에나파머스 회원들이 3일에 걸쳐 힘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사진=김성대 기자.
2018년 송년회를 위해 고센농장에 마련한 비닐하우스. 이 역시 에나파머스 회원들이 3일에 걸쳐 힘을 모아 완성한 것이다. 사진=김성대 기자.

 

궂은일 마다 않고 격식도 차리지 않는 모임

에나파머스는 지난 27일 집현면 덕오리 '고센농장'에서 송년회를 열었다. 이날 현장엔 모임체 분위기가 좋아 에나파머스를 주목하고 있던 진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도 있었다. 에나파머스의 가족적인 분위기 비결을 곽진욱 회장에게 물었다.

“회원 모두가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 또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서로를 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늘만 해도 일반 식당이 아닌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십시일반 모아 송년회를 치르면서 더 의미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나파머스의 미래에 관한 질문에 김민규 사무국장은 "우리 에나파머스 농가들 농산물이 제값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재배한 농산물들을 한 데 묶어 꾸러미로 판매하자고 젊은 회원들에게 제안을 했는데, 집하 장소가 있어야 해서 활성화 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대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