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청의 진수 '산청 9경'
[여행] 산청의 진수 '산청 9경'
  • 김시원 기자
  • 승인 2019.01.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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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 지리산 천왕봉

지리산(智異山)은 ‘어리석은 사람(愚者)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달라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류산(頭流山), 방장산(方丈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리산(해발 1915m)은 1967년 12월 29일 우리나라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그 면적만 440.517㎢(1억3천평) 규모로 경상남도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등 3개 도, 5개 시·군, 15개 읍·면에 걸쳐 있다. 육지 면적만으로는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으뜸이다.

지리산은 천왕봉을 비롯해 제석봉, 반야봉, 노고단 등 10여개 고산준봉이 있어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그 웅장함에 반해 산을 오르고 있다.

 

2경 대원사 계곡

산청 대원사 계곡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해 산자락 곳곳을 거쳐 12km를 흘러내린다. 시리도록 맑은 계곡물, 기암괴석을 감도는 물소리, 울창한 금강 소나무의 바람소리, 주위 경치와 어우러진 가을단풍 등은 대원사 계곡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지난해 11월 15일에는 대원사 계곡 생태탐방로가 개통돼 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대원사 계곡은 또한 지리산 등산코스의 일부이기도 한데 밤밭골에서 치밭목 산장과 하봉, 중봉을 거쳐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유평리코스는 5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원래는 마을이름에서 유래한 유평계곡으로 불렸으나 대원사 비구니 사찰의 깨끗한 이미지가 더해져 대원사 계곡으로 불리게 됐다. 대원사는 우리나라 3대 비구니 참선수행 도량으로 신라 진흥왕 때 연기조사가 창건해 그 후 여러 차례 화재로 부분 보수하였다가 여순 사건 때 빨치산 토벌로 모두 불타 1955년 법일스님이 재건했다.

 

3경 황매산 철쭉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에 위치한 황매산(黃梅山)은 철쭉군락지로 유명하다. 매년 봄 진분홍빛으로 물든 철쭉제는 ‘CNN 선정 한국에서 가봐야 할 50선’, 산림청의 ‘한국 야생화 군락지 100대 명소’로 선정되며 황매산을 철쭉 3대 명산으로 알렸다.

황매산은 철쭉 외에도 다양한 꽃들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산록을 분홍빛으로 수놓고, 여름에는 넉넉한 산자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 물이 경호강을 이룰 만큼 풍성한 모습을 드러낸다. 가을에는 억새가 촛불을 밝힌 듯 흰 꽃을 피우고, 겨울에는 남녘의 산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많은 눈이 내려 은빛 설경을 자랑한다.

 

4경 구형왕릉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에 위치한 구형왕릉(국가사적 제 214호)은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잠든 곳으로 국내 유일 석총대릉이다. 구형왕릉은 일반무덤과 달리 경사진 언덕 중간에 총 7단의 높이 7.15m로 돌을 쌓아 비탈진 경사를 그대로 이용해 축조한 것이다. 석릉을 생각하면 이집트 피라미드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구형왕릉은 피라미드와 달리 정상부분이 타원형을 이루고 있다.

석총대릉의 주인인 구형왕은 금관가야 10대 왕으로 왕의 존호는 양(讓)이며, 왕비 계화왕후와 세 아들 세종, 무력, 무득을 두었으며,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증조부이다. 구형왕은 서기 521년 가락국의 왕이 되어 532년 신라 법흥왕 19년에 나라를 양위하기까지 11년 동안 왕으로 재위했다.

 

5경 경호강 비경

경호강은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 강정에서 진주의 진양호까지 약 32km 물길을 이르는 말이다. 국도 3호선과 진주-함양 간 고속도로와 나란히 하고 있어 차로도 아름다운 경호강을 쉽게 바라볼 수 있다. 경호강은 강폭이 넓은데다 큰 바위가 없고 굽이굽이에 모래톱과 잔돌들이 퇴적돼 있어 유속이 빠르면서도 소용돌이치는 급류가 없기 때문에 래프팅으로 유명하다. 한강 이남에서는 유일한 래프팅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경호강에선 매년 7월 열리는 ‘경호강 물 페스티벌’을 통해 레프팅은 물론 산청의 대표 민물고기인 은어와 쏘가리를 잡는 낚시대회, 에어바운스 수영장과 대형 미끄럼틀이 있는 워터파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농악경연대회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래프팅 동호인들이 기량을 겨루는 ‘마스터스 래프팅 대회’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6경 남사예담촌

남사예담촌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고즈넉한 담장 너머 우리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예담촌은 ‘옛 담 마을’이라는 뜻으로, 그 속엔 담장 너머 그 옛날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

남사예담촌에는 30여 채 기와집과 돌담길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사진작가들의 단골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실제 이곳은 예부터 지금까지 후손들이 살고 있는 집이 많기 때문에 현대와 조선시대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 특색을 살려 전통테마마을, 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해 족욕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7경 남명 조식 유적

조선시대 실천유학의 대가인 남명 조식 선생은 영남학파의 거목으로 선비의 고장인 산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많은 벼슬이 내려졌으나 모두 거절하고 조선 명종에게 어진 정치를 바라는 을묘 단성소를 올린 참 유학자로 유명하다. 그의 유적은 시천면 덕천강변 일대에 산천재, 덕천서원, 남명기념관, 세심정, 묘소, 여재실 등이 있다.

산천재는 선생이 학문을 닦고 연구하던 곳으로 명종 16년(1561)에 세웠고, 순조 18년(1818)에 고쳐졌다. 규모는 앞면 2칸, 옆면 2칸이다. 덕천서원은 선조 9년(1576)에 세웠다. 앞면 5칸, 옆면 2칸의 지금 건물은 1926년에 고쳐 지은 것이다.

세심정은 선조 15년(1582)에 처음 세워진 곳으로 조선중기 도학자였던 남명선생이 만년에 강학하던 산천재를 비롯하여 사후 그를 모시던 덕천서원 등을 일괄 지정한 유적지다.

 

8경 정취암 절경

정취암은 대성산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한 절로 그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에 버금간다 하여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다. 신라 신문왕 6년에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었다”는 설화가 있는데, 이때 의상대사가 두 줄기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淨趣寺)를 창건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고려 공민왕 때 중수하고 조선 효종 때 소실되었다가 봉성당 치헌선사가 재중건하면서 관음상을 조성했다. 1987년 도영당이 원통보전공사를 완공하고 대웅전을 개칭하면서 석가모니 본존불과 관세음보살상, 대세지보살상을 봉안했다. 이후 1995년엔 응진정에 16나한상과 탱화를 봉안했고, 1996년에는 산신각을 중수해 산신탱화를 봉안했다. 이 탱화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43호로 지정됐다.

 

9경 동의보감촌

‘대한민국 힐링 1번지’를 표방하는 동의보감촌은 왕산자락의 생태 숲과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조성한 110만평 규모 국내 유일의 한방휴양 관광지다. 우주 삼라만상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인 나무(木), 불(火), 흙(土), 광물(金), 물(水)을 주제로 한 한방테마공원을 비롯해 한방휴양림, 한의학박물관, 엑스포주제관, 산청약초관, 동의본가 등을 보유한 이곳은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기(氣)가 멈춘다는 동의전이 유명하다. 동의전은 석경, 귀감석, 복석정에서 기를 체험하고 소망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 관광객들이 따로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동의보감촌은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동의보감촌 광장-왕산 간 1.9㎞길이 케이블카 설치와 한방자연휴양림 내 한옥형 숙박시설 신축을 추진 중이다. 왕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지난해 11월부터 타당성검토 용역을 실시 중이며 용역 결과는 3월 중 나올 예정이다. 신축될 한옥형 숙박시설 숲속의 집 2동(각 78㎡)은 휴양림 관리사무소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데, 건축구조 및 규모는 동의보감촌의 건축형태와 어울리는 목구조 및 기와지붕의 한옥형이다. 도비 5억 원, 군비 5억 원 총 10억 원 사업비로 추진된다. 산청군은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경남도에 재정지원사업을 요청, 도비 5억 원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정리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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