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을 돌아온 나의 안경점' 최영진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 대표
'22년을 돌아온 나의 안경점' 최영진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 대표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7.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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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 대표는 22년간 안과병원 등에서 근무하다가 꿈을 쫓아 지난 17년 3월부터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영진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 대표는 22년간 안과병원 등에서 근무하다가 꿈을 쫓아 지난 17년 3월부터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다.

진주 이마트 옆에 위치한 ‘사람과안경’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영진 대표는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 1기 졸업생이다. 그는 대학졸업 이후 독립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하길 원했다. 더불어 경쟁력 있는 학과여야만 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선별한 곳이 치기공학과, 안경광학과, 물리치료학과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안경광학과를 선택했다. 물리치료학과는 독립적인 운영이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제외됐고, 치기공학과는 가장 가까운 곳이 부산이라 그의 고향인 창원에서 통학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안경광학과는 졸업 후 독립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고, 때마침 집에서 가까운 마산대학교에 학과가 생기기도 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10여개 밖에 없던 학과라 경쟁력도 충분했다. 그렇게 그는 마산대학교 안경광학과에 입학, 1기 졸업생이 됐다.

국가고시를 통해 안경사 면허증을 취득한 최영진 대표는 입학할 때 생각했던 것처럼 자신의 사업을 하고자 했다. 바로 안경원을 개업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대중화되어 안경의 가격이 모두 공개되어 있고, 기술의 발달 등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만 당시만하더라도 안경원을 오픈하면 소위 ‘사짜’ 직업 부럽지 않을 정도의 수입을 벌 수 있었다.

“3D 직종으로 불리는 안경사들이 버티는 이유는 자신들의 안경원을 오픈하는 과정이었어요. 월2회 휴무, 하루 13시간 근무, 월급은 박봉…당장은 힘들지만 당시 안경원만 오픈하면 역전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만큼 그 시대에는 안경원 수입이 대단했어요. 마진율도 높았고, 안경원 역시 지금처럼 많지 않았죠”

 

인터뷰 중인 최대표.
최 대표는 안경은 물론 안과병원에서 22년을 근무한 전문가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고민하던 최 대표에게 그의 아버지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5년간 근무하고 나오면 번듯한 안경원을 차려주겠다는 것이었다. 덧붙여 근무지는 안경광학과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했다. 이에 최 대표는 부산 해운대성모안과병원에서 검안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다만 5년차가 되면 병원을 나와 안경원을 차릴 것이라는 계획과 달리 이곳에서 8여년을 근무하게 됐다. 직장에서 인정을 받으니 뿌듯했고 그만큼 책임감이 생겨서였다. 이후에도 성모안과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던 의사가 전북 남원에 자신의 병원을 오픈하며 눈여겨보았던 최 대표를 검안사 겸 사무장으로 스카웃 해갔다. 여담이지만 그 의사는 최 대표를 스카웃하기 위해 남원에 아파트 보증금 일부까지 지원해주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그를 데려오고 싶었으며, 그를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남원에서 오래일할 수 없었다. 남원서 근무하던 중 부모님의 몸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형제자매 중 딸들은 이미 출가했고, 형은 해외에서 20년 이상 거주하고 있던 상황이라 부모님을 돌볼 사람이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창원과 남원을 오가며 출퇴근할 수밖에 없었다. 퇴근하면 창원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돌보고, 다음날 다시 남원으로 출근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최 대표 역시 육체적 한계에 달해 제 몸 하나 간수하기도 힘들었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고향 근처로의 이직이었다. 성모안과병원부터 함께했던 의사 역시 최 대표의 상황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 보내기 싫지만 상황이 이러니 아쉽다”며 “이직했는데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말하며 최 대표의 상황을 이해했다. 최 대표가 이직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자 진주 박안과에서 검안과장 겸 사무장 자리를 제의했다. 최 대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창원과의 거리였고, 진주라면 충분히 괜찮다고 판단했다. 이후 최 대표는 박안과로 이직해 이곳에서 14년을 근무했다.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
안경원 내부에는 손님을 위해 마련된 카페가 있다.

당초 5년을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지만 병원에서만 22년을 근무해 최 대표의 나이도 어느덧 불혹을 넘겼다. 이제 더 이상 늦으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최 대표는 병원서 나와 자신의 첫 목표, 안경원을 오픈하기로 마음먹었다. 안경원 오픈을 위해 최 대표는 후배가 운영하는 안경원에서 1년간 일을 배운 뒤 지금의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을 인수해 17년 3월 20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새 점포를 오픈할 수도 있었지만 인수를 택했던 것은 유동인구가 많은 이마트 옆의 위치, 오픈한지 1년도 채 안된 매장이라 인테리어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여기에 더해 최 대표 자신이 그간 쌓아온 경력이라면 충분히 안경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 사람과안경 이마트옆점의 매출은 그때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22년 만에 목표이자 꿈이었던 안경원을 오픈해 이제 막 2년차가 됐네요.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열정만큼은 그때와 똑같아요. 제가 원했던 일이기에 일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꿈을 찾아 인생 2막을 시작한 최영진 대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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