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도 친환경이다" 그린종합환경 신민구 대표
"청소도 친환경이다" 그린종합환경 신민구 대표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6.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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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출신, 남해축협 근무, 軍 중사 제대
학교 다닐 때부터 '환경' 쪽에 관심 둬
2017년 1월 그린종합환경 창립, '친환경' 지향
"'청소일'과 '외국인' 아래로 보는 풍토 사라져야"
2017년에 '그린종합환경'을 만든 신민구 대표. 작업 현장에서 한 컷. 사진=김성대 기자.

그린종합환경 신민구 대표는 남해 축협에서 9년을 일했다. 평소 환경 쪽 일에 관심을 두었던 그는 생각만 하고 있던 일을 두 달 정도 준비해 창업으로까지 이어갔다. 그린종합환경은 2017년 1월에 태어났다.

신 대표의 본가는 거제다. 진주엔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머물기 시작했다. 산업대학교(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과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닌 그는 연암공과대학교에서 공업 디자인을 전공해 자동차 디자인을 배워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그만 두었다. 국군정보사령부에서 중사로 제대 한 신 대표는 입대 1년 뒤 직장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 건강 문제로 직업 군인의 길을 접는다.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친환경 청소'

시장성도 제대로 모르고 뛰어든 그린종합환경의 탄생 이면엔 많은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 특히 회사 이름은 지인들과의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탄생했다. ‘그린’부터 시작한 논의는 실내 ‘환경’ 쪽을 향한 심 대표의 관심사와 접목됐고, 청소에만 그치지 않는 새집증후군제거 및 라돈차단, 소독방역이라는 ‘종합’ 친환경 패키지 메뉴가 거기 더해지면서 지금의 그린종합환경에 이르렀다.

“청소 업체 붐은 혁신도시와 평거동 엠코타운더프라하가 들어온 2014~15년이 피크였습니다. 저도 그때 뛰어들었다면 진주 업계 1, 2등을 했을 건데(웃음). 이후 청소업체들이 늘어났는데, 지난 2년 사이에도 업체들이 계속 생겨 지금은 진주에만 100군데가 넘는 청소업체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에어콘 팀 2명을 포함해 8명 인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린종합환경의 차별성은 ‘친환경 청소’에 있다. 서부경남에선 드문 이 깨끗한 모토는 입주 청소 시 불가피하게 써야 하는 유리세정액과 스티커제거제 외 다른 약품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나왔다. 가격은 약품 청소업체들보다 조금 더 비싸도 젊은 사람들은 신 대표의 친환경 청소를 선호한다.

신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스팀 창틀 청소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성대 기자.

실내 환경 ‘토탈’ 케어

신 대표는 “사람들이 환경 쪽에 관심은 많으면서 무심하다”고 말했다. 라돈과 포름알데히드 얘기다. 그는 돈이 조금 더 든다는 이유로 호흡기질환, 피부발진 등을 일으키는 유해성 물질 제거에 둔감한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심지어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에서 3년이 지나야 없어진다는데도 사람들에겐 건강보다 돈이 우선인 것 같아 씁쓸하다.

그는 일단 현장을 보고 얘기한다. 평당 평균 12,000원을 받는데 34평 기준 40만~41만 원 정도라 보면 맞다. 개별적으론 1회성 소독방역이 5~7만원인데 진주 무지개·충무공·금산초등학교 등엔 정기 방역도 하고 있다. 새집증후군 제거는 평당 14,000원이 들지만 패키지로 할 경우 34평 기준 40만원에서 합의를 볼 수 있다. 이 작업은 관련 교육을 정식 수료 받은 신 대표가 직접 한다.

신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건축물시설위생관리사 인증서(위). 새집증후군 제거 작업 중인 신 대표(아래). 사진=신민구 제공. 

도배 전 페인트처럼 바르는 라돈 차단제는 평당 7만원이 든다. 차단제는 70~90% 이상 라돈을 막아준다. 라돈 차단은 비용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리모델링이나 새 건물을 지을 때 하는데, 아직 활성화 단계는 아니다.

“한마디로 ‘실내 환경 토탈 케어’인 셈입니다. 이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문 닫을 수 있는 업이거든요.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컴플레인이 없진 않습니다. 저희 경우 100집에 1집 정도라 보시면 됩니다.”

경기가 어려운 때지만 올해와 내년 신 대표에겐 바쁜 해들이 될 것 같다. 이유는 진주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 등 4,000집 가량 물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청소업체들에겐 그야말로 진주가 ‘정점’에 이를 시기. 문제는 가격 물을 흐리는 외지 업체들이다.

“입주 청소를 주로 하는 15개 업체들이 협회를 만들었습니다. 혹자는 담합 아니냐 하시는데, 업체마다 가격이 다 다르므로 그런 건 아닙니다. 서로 간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외지 업체들에 대응하기 위한 업체들 간 ‘합심’으로도 읽을 수 있겠습니다.”

그린종합환경은 매출액 일부를 적립, 진주 봉사모임 '페이스북 진주사랑방'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다. 사진=신민구 제공.

청소와 외국인 ‘아래’로 보는 풍토 없어져야

신 대표는 보통 2~3주 일거리를 확보해두고 일을 쳐나간다. 작업이 늦어질 땐 34평 아파트에서 새벽 1시30분까지 머문 적도 있다. 그는 의뢰한 측과 회사 쌍방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할 땐 돈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력 수급이다. 현장 관리와 고객 대응할 '내국인'을 구해보지만 대부분 수습기간 3개월을 못 버티고 그만 둔다. 기름 값, 밥값 다 빼고도 250만원을 주겠다 해도 ‘수습 3개월’의 벽은 진주 지역 젊은이들에겐 여전히 높아 보인다. “청소 해보겠다는 철학이 없으면 뛰어들면 안 된다”고 말하는 신 대표. 이런 일을 갑갑해하고, 먼지 많이 마시는 ‘막일’로 생각하며 무직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20~30대 초반 취업준비생들이 그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또 하나,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외국인(이날 현장에선 몽골인 두 명이 일하고 있었다)’이라고 저희를 은근히 아래로 보는 사회 풍토는 정말 사라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저들 없인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데도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외국인’이라며 무시합니다. 저 같은 업자에겐 귀한 사람들입니다. 4시30분에 퇴근 준비하는 ‘비싼’ 한국인 인력에 비해 일하는 마음가짐 자체를 달리 먹는 저들이 저는 고맙습니다. 그 사람들도 집에 가면 누군가의 엄마, 형제, 아들·딸일 건데 단지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사람을 얕잡아 보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 저들은 그런 대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거든요. 저 역시 청소 일 자체를 아래로 보며 ‘외국인을 왜 쓰냐’는 말까지 들어 봤습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김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