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낳은 두부명가’ 경상두부 정주영 대표
‘진주시가 낳은 두부명가’ 경상두부 정주영 대표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6.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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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경상대학교 창업보육센터 창업동아리로 시작
갤러리아백화점, 부산·울산·대구 현대백화점 등 입점
‘콩물’ 온라인판매 전국 1위...매년 10만병 이상 판매
온라인마켓↑추세...향후 온라인 판매에 집중할 예정

진주 경상두부·두부미가는 2005년 경상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농대 학생들이 위주였던 창업동아리로 출발했다. 경상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출신인 정주영 대표는 그 중 끝까지 남은 창업 멤버로, 경상두부 뒤에 늘 따라다니는 '두부미가'는 정 대표가 현대백화점 입점과 함께 만든 경상두부의 별도 브랜드다. 정 대표는 한때 제품샘플과 시식접시를 들고 바이어들을 찾아다니며 경상두부의 연명을 위해 노력했다. 백화점 등에 제안서도 끊임없이 넣었다. 그렇게 울산 현대백화점에 자리가 났고, 경상두부는 두부미가라는 이름으로 백화점에 입성했다. 온라인 판매 전국 1위를 찍고 매년 10만병 이상이 팔린다는 ‘진한 콩물’을 비롯해 지역 로컬푸드로서 충진수 없는 깨끗한 두부 판매를 지향하는 경상두부의 정주영 대표를 진주 혁신도시 윙스타워 사무실에서 만났다.

두부미가 콩물생산실에서 포즈를 취한 정주영 대표. 두부미가의 대표제품인 '진한 콩물'은 매년 10만병이 넘게 팔린다. '진한 콩물'은 당일 출고량만큼만 생산된다. 사진=김성대 기자.

▲경상두부는 '2005년 대학생들이 만든 젊은 기업'이다. '들'이란 말은 동업자가 있다는 뜻인가. 어떤 과정을 거쳤나.

창업동아리로 시작했다. 교내 창업보육센터라는 데가 있는데,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해 잠시 공간을 빌려주는 곳이다. 우린 그중 농업전문창업보육센터에서 첫 발을 뗐다. 가정배달서비스를 콘셉트로 잡았는데, 일본식 새벽 배달이었다. 하지만 몇 년 하면서 수익성도 떨어지고 공산품 시장에선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센터에선 기한이 채워지고 업체 나름으로도 준비가 돼서 나온 것이다.

▲지금은 1인 대표다.

홀로 남았다. 함께 창업했던 분들은 다른 일을 한다. 건강기능식품을 만드는 분도 있고 유명 식품기업에 입사한 사람도 있다.

▲혼자여서 이리저리 많이 뛰어다녔을 것 같은데.

백화점 등에 제안서를 계속 보내고 찾아가고 했다. 제품샘플과 시식접시, 칼을 들고 바이어를 만나러도 다녔다. 그러다 현대백화점 쪽에 자리가 하나 났다. 서울의 한 업체가 울산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려 했다 취소돼 급히 다른 업체가 필요했던 거다. 제 제안서를 본 담당자가 연락을 해왔고, 품평회에서 합격점을 받아 입점하게 됐다. 그게 시작이다.

▲고비가 있었을 거다.

사업 초기 자금 여력이 없어 힘들었다. 매장 한 군데 오픈하는 데만 억대 돈이 들었으니까. 현지에서 인력 조달이 힘들었던 점도 고비였다면 고비다.

▲이곳이 본사인가.

맞다. 저희 매장들이 주로 울산, 부산, 대구 같은 광역시권에 있다. 처음엔 울산 한 군데였던 것이 백화점 쪽 요청으로 확장된 것이다. 물류관계도 있고 직원 파견 문제도 있어서 사무실은 계속 진주에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진주는 경상두부가 태어난 곳이다.

▲매장들의 구체적인 위치는.

갤러리아백화점 진주점과 현대백화점 울산·부산·대구점, 마린시티 두산위브더제니스 해운대점 정도다.

▲콩은 어떻게 조달하나.

타 지역을 다니면서 수매를 한다. 아직 쓰는 양이 많지는 않아 지역 농가에 큰 도움은 못 주고 있다. 규모가 좀 더 커지고 농민들과 직거래 양이 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아쉬운 건 진주의 경우 콩 작목반이 많이 없다는 거다. 콩이 다른 지역에선 소득이 되는 작물인데 진주에선 그렇지가 않다.

'진한 콩물'은 백화점 뿐 아니라 일반 식당과 프랜차이즈 업체들에도 납품되고 있다. '진한 콩물'은 온라인 판매 전국 1위를 찍기도 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생산지에서 가정까지 거리를 최대한 줄인다"가 모토다.

부산·울산권의 경우 김해 농장에서 콩을 받아 부산, 울산에서 각각 두부를 만들어 지역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로컬 푸드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일반 공산품 두부, 두류가공품들은 멀리서 제조 유통 과정을 거쳐 공급 되는 것이어서 우리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제조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거리가 짧아 이로운 점들 중 으뜸은 역시 맛의 보존이다. 보통 두부는 유통과정에서 파손, 변질을 막기 위해 충진수라는 걸 넣는다. 소비자들은 충진수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지만 저희처럼 유통 거리가 짧은 제품에는 넣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화학 응고제 성분이 그대로 든 충진수를 넣으면 두부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두부미가는 그럴 염려가 없다.

▲회사 이름이 '경상두부' 아닌가.

맞다. 경상두부다. ‘두부미가’는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며 만든 별도 브랜드다.

▲들기름, 쌀과자, 도토리묵, 우무묵, 요구르트, 녹두빈대떡 등. 꼭 두부와 콩물만 고집하진 않는 것 같다.

저희는 현장에서 콩 요리 전문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두부 한 품목만 갖곤 전문성 있는 매장이라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두부도 검정깨 두부, 야채 두부 등 다양하다. 이것들은 매장에서 직접 갈아 판매한다. 콩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주력하는 상품인데, 온라인 마켓에선 판매율 전국 1위를 찍었다. 아무래도 백화점에 입점해있어 고객들이 ‘검증된 제품’이라 판단해주시는 것 같다. 실제 저희 제품들은 백화점 전문 위생연구소의 세세한 점검을 거친다. 요령 섞지 않고 정직하게 만들고 있다.

▲직거래는 하지 않나.

저희 제품을 납품받는 식당들과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있다. 가령 두부미가의 콩물로 콩국수를 만드는 식으로 쓰인다.

▲직원 수는.

20명이다. 대학 선후배들이 핵심 멤버이고, 회사 운영과 관련한 모든 결정은 멤버들의 협의 아래 내린다. 이제 시작이다. 20대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겁 없이 했고, 30대 땐 결혼과 육아 때문에 소극적으로 했다. 앞으론 공격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매장 분포를 늘려나갈 생각은 없는지.

매장은 효율적으로 가능한 범위까지만 운영하고 싶다. 서울 쪽에서 입점 요청이 들어오긴 한다. 하지만 거리가 멀면 품질에 문제가 생기고 관리도 잘 안 돼서 거절했다.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도 입점 제안이 들어왔지만 실무 면에서 업무 여건 등이 우리와 좀 맞지 않는 것 같아 사양했다. 저는 효율적으로 운영 가능한 범위까지만 매장을 운영하고 싶다. 나머지는 온라인 판매에서 노릴 예정이다. 온라인 판매는 올해로 만 2년째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얘기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식품 온라인 마켓이 성장 추세다. 저희는 이 안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온라인전용 상품도 개발해나갈 생각이다. 온라인 마켓 쪽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조리사 인력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직영으로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콩을 함께 판매할 수 있는 전문점을 준비 중이다. 레시피 등 예전부터 식당은 생각해온 터라 시기를 보고 있다.

김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