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버스 특위, 당파 싸움인가
진주시의회 버스 특위, 당파 싸움인가
  • 김시원 기자
  • 승인 2019.06.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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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시내버스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나선 자유한국당 이현욱 의원(좌), 더불어민주당 서은애 의원(우).
진주시 시내버스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 후보 자유한국당 이현욱 의원(좌), 더불어민주당 서은애 의원(우).

진주시의회가 진주시 시내버스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구성한지 두 달 가까이 지났음에도 정당간 대립으로 현재까지 위원장도 뽑지 못해 특위 구성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특위 활동 기간은 아직 8개월이 남았지만 정당간 양보가 없다면 허송세월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4월 19일 진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의회는 자유한국당 강묘영·이현욱·임기향·정재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정인·서은애·제상희·정인후 의원 등 8명으로 특위를 구성해 본격 활동을 예고했다.

문제는 특위 위원장 후보로 한국당 이현욱 의원과 민주당 서은애 의원이 나서며 시작됐다. 이는 특위의 4대4 구성이 지닌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모양새로, 두 의원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주장을 펼쳤다. 그 여파는 끝내 당파 싸움으로까지 번지며 위원장·부위원장 선출이 미뤄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지난 4월 29일 1차 회의에 이어 5월 1일 2차 회의 때까지도 협의가 도출되지 않아 활동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현재까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는 상태다.

▲ 자유한국당 측 주장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민주당 특위 위원장 후보로 나온 서은애 의원이 본인 재판(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특위 위원장으로 나온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서 의원 그동안 행보가 삼성교통 노조 측으로 기울어졌기 때문에 특위 위원장이 된다면 객관성 있는 운영이 어렵다는 것.

또 처음 특위 위원장이 거론 될 당시 3선 의원 등을 거론하며 서은애 의원을 추천한 것조차 문제가 있었으며, 특위 활동은 말 그대로 정당과 의원 경험을 떠나 오직 시민들을 위해 구성시킨 단체라는 주장이다.

한국당 이현욱 의원은 “특위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버스노조, 시민연대 등과 소통하며 버스파업부터 지금까지 행정이 잘못됐다,는 편향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또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특위를 제안한 측(민주당)에서 위원장을 가져가는 것이 맞다, 는 것도 객관성, 공정성 등을 따져 위원장을 뽑아야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를 조율하고자 서 의원과 3~4차례 만났다. 아직까지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특위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측 주장

한국당 측 주장과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특위 위원장 후보에 관해 서은애 의원이 재판을 받고 있다 해도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며, 삼성교통 노조 측으로 기울어진 행보가 아닌 진주시민을 위해 활동했다는 것.

위원장 후보로 서은애 의원을 추천한 것은 시민들을 위해 특위를 구성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사람이라 추천한 것인데 한국당의 해석이 지나치다는 주장.

민주당 서은애 의원은 “처음부터 특위는 특정 업체를 조사하는 것이 아닌 진주시와 버스 업체 전체를 보고 살펴보고자 구성됐다. 진주시민들을 위해 어떻게 운영하는 것인지만 살피면 되는 것이지 버스 회사를 위한 것이 아니다. 특히 진주시에서 운영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조사를 통해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위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서 의원은 “한국당 쪽에서 어떤 특위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애초에 민주당에서 특위 구성을 계획했고, 제안을 했다. 제안을 한 쪽에서 위원장을 가지고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서로 대립은 하고 있지만 특위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정계 및 지역사회 평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지역정계에서는 두 정당 간 자존심싸움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로 간 양보가 없으면 앞으로 특위 활동도 현재까지와 마찬가지로 다를 것이 없으며 시의원들 시간 낭비만 계속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서은애 의원은 본인 재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10개월 간 지속되는 특위 위원장에 도전하는 것조차 논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다른 의원을 추천하고, 그 뒤에 한국당 측과 협의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여론이다.

한편, 진주시의회 특위를 보다 못한 진주시민행동은 지난 5월 30일 성명서를 통해 “진주시의회가 시내버스특위를 구성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위원장도 뽑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있다. 시의회는 특위 위원을 홀수로 조정하고 특위를 조속히 가동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특정 정당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시내버스 특위의 활동을 거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시내버스 특위 위원을 7명 또는 9명으로 변경하고, 특위 활동에 조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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