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리뷰] 헤어진 자의 따뜻한 오열, 김주환 '눈물이 나'
[싱글리뷰] 헤어진 자의 따뜻한 오열, 김주환 '눈물이 나'
  • 김성대
  • 승인 2019.02.0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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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스트의 역량 중 가장 중요한 건 표현력이다. 사실 표현력이라는 말엔 보컬리스트가 갖추어야 할 조건이 이미 다 들어있다. 흔들리는 박자감, 불안한 음조절, 애매한 가사전달로는 ‘표현력이 좋은 보컬’이 절대 될 수 없다. 세상 희노애락 앞에서 노래하는 자들은 저마다 감성과 재능으로 그 곡을 일으켜 세워 어떻게든 걷게 만들어야 한다. 그걸 하지 못한다면 보컬리스트로서 자질 지적에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가수는 스스로 부르되 부른 것을 남에게 들려주어야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싱글 ‘눈물이 나’는 재즈 보컬리스트 김주환이 김소은과 함께 쓴 곡이다. 가사는 과거 자신이 많이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진 직후 눈물로 써두었던 시로, 그는 이렇게 예전 자작곡들을 매해 한 두 곡씩 우리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실연의 텅빈 마음을 꺼내보이듯 정동환의 피아노가 비틀거리며 들어온다. 곧바로 이현진이 편곡한 15인조 스트링이 가세하고 김주환은 그 위에서 자신만의 겨울애상을 차분하게 펼쳐나간다. 7분 가까이 귓가를 맴도는 김주환의 따뜻한 오열. 그는 이 노래를 “한 소절만 들어도 너무 슬프고 아련한 감성을” 전하는 이소라의 그것에 가깝게 부르려 했다. 김주환식 ‘바람이 분다’랄까. 이 곡의 한 소절 한 소절 역시 아픔의 밀도에선 절대 이소라에 뒤지지 않고 있다.

김주환은 표현할 줄 아는 보컬리스트다. 기교보단 감성에 집중할 줄 아는, 기교에 감성을 녹여내는 방법을 알고 그래서 감성적인 기교가 무언지 아는 가수다. 행여 이 노래가 누군가와 헤어진 이들의 가슴을 뒤흔든다면 그때가 바로 김주환의 진가가 발휘된 순간이다. 아파할 줄 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은 표현력의 다른 말일 지 모르겠다.

김성대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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