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치매, 조기 치료가 최선이다
[의학칼럼] 치매, 조기 치료가 최선이다
  • 남원식 진주복음병원 신경과장
  • 승인 2019.01.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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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식 진주복음병원 신경과장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환자. 한국 사회는 치매를 어떻게 준비해야하는가?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치매 환자는 3초에 한 명씩 발생하고 있으며, 2050년 예상 치매 환자 수는 약 5,0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1) 이는 대한민국 인구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현재 국내 치매 환자 수만 약 70만 명이며, 계층별 비율을 미뤄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환자라는 것을 의미한다.(2)

이렇게 치매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치매에 대한 사회적 부담과 국가적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급기야 치매는 국제 보건정책의 우선순위로 꼽히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연합(UN) 등 국제기구들은 치매에 대한 국제적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데(3), 그렇다면 우리는 치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가? 

다른 무엇보다도, 치매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매 치료는 조기에 시작할 수록 효과는 높아지고 경제적 부담은 줄어든다.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진행성 질환이나, 일반적으로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약물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4)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증상에 대한 약물 치료를 일찍 할 경우 질병 진행을 늦춰 중증도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누적 효과 역시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5)

가령 치매 초기부터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게 되면 심각한 수준의 인지 기능 저하, 행동 장애, 일상 생활 및 직업·사회적 기능 장애 등을 완화하고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가족들의 환자 부양에 대한 부담이 줄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5) 또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 향후 8년간 약 7,900시간의 여가를 누릴 수 있으며, 6,300만원의 치료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5) 그렇지 않은 경우 8년 후 치매 치료군보다 매일 4시간을 환자 돌보는데 더 써야 하며, 치료비로는 월 101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5)

이처럼 치매 환자와 부양 가족이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전폭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치매 진단이 조기에 이뤄져야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음에도 검사 대상 중 80% 이상은 여전히 선별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6) 특히 대표 유형인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전문 의료인만이 기억력 손상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서 왔는지를 판정할 수 있다.(7)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빨리 시작하기 위해선 질환 초기에 환자를 접하는 의료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기억 및 인지 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단적 평가 도입이 시급하며, 치매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진단과 치료를 넘어 치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문가와 국가 기관이 힘을 합쳐 치매 관리에 대한 표준화 지침 마련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한 치매 대비, 지금부터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