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당신의 콩팥은 안녕하십니까?
[의학칼럼] 당신의 콩팥은 안녕하십니까?
  • 황경오
  • 승인 2019.04.0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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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보다 흔한 만성콩팥병, 어떻게 진단·관리해야 하는가
황경오 진주복음병원 인공신장센터 센터장.

만성 콩팥병은 전세계적으로 약 6억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질병이다.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에서 만성 콩팥병 환자는 7명 중 1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뇨병 환자수보다 더 많다는 얘기와 같다. 만성 콩팥병이 진행해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환자는 약 7만5천 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말기신부전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질환군 중 하나다. 만성 콩팥병은 왜 생기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콩팥은 우리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한다. 콩팥은 소변배출을 통해 우리 몸에서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한다. 또한 배설과 재흡수를 조절해 수분과 나트륨, 인, 칼륨, 칼슘 같은 물질의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콩팥은 여러 호르몬 조절을 통해 혈압을 조절하며, 칼슘과 인의 흡수를 조절해 뼈 건강에 관여한다. 콩팥은 적혈구 생성을 조절해 빈혈 예방에도 관여한다.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는 콩팥에 이상이 생기면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게 된다.

만성 콩팥병이 발생하게 되는 주원인이자 위험요인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 콩팥병의 가족력, 동맥경화증, 비만, 고령의 나이다. 위험요인 중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것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콩팥은 자연스럽게 그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만성 콩팥병 환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콩팥 기능이 감소하는 속도가 더욱 빨리 진다는 것이 문제다.

3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인구 대비 13.7%가 만성 콩팥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65세 이상 고령에서는 유병율이 31% 이상으로 약 3명 중 1명은 만성 콩팥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당뇨병, 고혈압, 비만이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 다른 콩팥병을 가지고 있거나 당뇨, 고혈압, 콩팥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하룻밤에 3회 이상 야간 다뇨 증상이 있거나, 안면부종 및 하지부종이 있을 경우 만성 콩팥병에 대한 진단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을 진단받게 되면 꾸준히 병원에 다니면서 콩팥기능의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만성 콩팥병 진행과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만성 콩팥병 환자가 조절해야 하는 또 하나 중요 요소는 혈압이다.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아 만성 콩팥병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만성 콩팥병이 생기면서 고혈압이 새로 나타날 수 있다.

흡연자의 경우 금연을 시행하고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며, 저염 식이를 기본으로 하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지혈증, 통풍, 고요산혈증 환자 역시 기저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만성 콩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만성 콩팥병 예방을 위해 대한 신장학회와 질병관리 본부에서 공동 제정한 7대 생활 수칙에 대해 알려 드리고자 한다. 1. 음식을 싱겁게 먹는다 2. 건강한 체중을 유지한다 3. 담배는 끊고 술은 건강하게 마신다 4. 운동은 30분씩 1주일에 3회 이상 한다 5. 꼭 필요한 약만 콩팥기능에 맞게 복용한다 6. 고혈압, 당뇨병은 철저히 치료한다 7. 정기적으로 콩팥검사를 한다.

만성 콩팥병은 생각보다 흔한 질병이다. 또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가진 질병이다.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게 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많은 의료비를 쓰게 된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와 진행 악화 조절을 통하면 심혈관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조기 치료와 기저 질환 관리, 바른 식습관과 운동으로 만성 콩팥병 예방을 지금 바로 실천해 보도록 하자.

글/황경오 진주복음병원 인공신장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