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류 씨네필의 인생영화] 195위: 재즈는 나의 인생
[이류 씨네필의 인생영화] 195위: 재즈는 나의 인생
  • 윤호준
  • 승인 2019.08.1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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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위: 재즈는 나의 인생 (1979)

감독: 밥 포시

촬영: 주세페 로투노

주연: 로이 샤이더, 앤 레인킹, 리랜드 팔머, 제시카 랭

밥 포시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차트에 뮤지컬 영화는 한 편도 얼굴을 내밀지 못했을 것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1933)부터 <프로듀서>(1968)까지, 그러니까 헐리우드가 변덕쟁이 연출가라는 전형적 캐릭터를 정착시키고 그것을 뒤집고 비틀기까지 걸린 40년의 세월보다, 다시 말해 진저 로저스와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 켈리와 스탠리 도넌과 빈센트 미넬리가 쌓은 모든 업적보다, 밥 포시의 <캬바레>(1972)와 <재즈는 나의 인생> 두 편이야말로 뮤지컬 영화의 궁극적 완성이다.

1970년을 지나 '뉴 아메리칸 시네마'의 여과기를 거친 후에야 미국의 이 장르 영화는 거침없는 교차 편집, 도발적인 섹슈얼리티, 정치적 자기 모순, 현실과 환타지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장르의 최종본을 내놓게 되었다.

<재즈는 나의 인생>은 장르 자체에게 바치는, 감독 스스로에게 바치는 휘황찬란한 데드라인이다. 감독의 실제 인생을 연기한 로이 샤이더는 심장 발작으로 조금씩 죽어가면서도 오로지 역사상 최고의 뮤지컬을 만들어낼 생각뿐이다.

집념과 집착 끝에 그는 동성애와 그룹 섹스와 인종간 섹스를 묘사한 '에어로티카 항공' 장면을 만들어내지만 곧 병원에 실려간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그는 병원 침대에 누운 자기를 등장시키는 기막힌 뮤지컬 시퀀스를 구상하고, 한편으로 환상적인 미장센의 공간에서 천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마지막 의식의 공간에서 당대의 흑인 엔터테이너 벤 베린과 함께 신나는 고별 공연을 펼친다.     

 

★ Only One Cut   

병상에 누워 병상에 누운 자기를 등장시키는 뮤지컬을 구상하는 지독한 남자. 그는 자기를 애증하는 전처, 딸, 애인, 이렇게 3명의 여성을 등장시켜 "이제 난봉꾼 생활 청산하고 똑바로 사세요~" 라는 노래를 부르게 한다. 파격적인 컨셉과 의상이 줄줄이 사탕으로 쏟아져 나오는 이 뮤지컬 시퀀스에서 그의 병실은 이렇게 부채춤 여인들에게 둘러싸인다.

글/윤호준 (영화애호가,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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