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류 씨네필의 인생영화] 200위: 스타워즈-제국의 역습
[이류 씨네필의 인생영화] 200위: 스타워즈-제국의 역습
  • 윤호준
  • 승인 2019.03.09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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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위: 스타워즈 - 제국의 역습 (1980)

감독: 어빈 캐쉬너

촬영: 피터 서스치즈키 

주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빌리 디 윌리엄스 

무조건 꼴찌다. '내 인생의 영화 100'이 됐든 '내 인생의 영화 500'이 됐든 이 영화는 맨 마지막이 언제나 자기 자리다. 문득 넥스트(N.EX.T) 2집이 세기말의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차트에서 당당하게 100위를 차지했던 일이 떠오르는데, 당시 신해철의 팬들이 느꼈을 분노와 맞먹는 어떤 빡침을 느낄 스타워즈 덕후들이 있다면, 그러니까 <엠파이어>의 위대한 영화 500편 리스트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이 정말로 이 영화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 믿는 분이 있다면, 나는 그냥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리스트에서 도저히 뺄 수 없는 영화인 건 사실이다."

아무튼 <아내의 유혹>에 비할 바가 아닌 원조 막장의 강력한 포스를 머금은 부자지간의 애증으로 이 영화는 20세기 후반의 문제작이 되었다. 솔직히 SF는 하나의 거대한 미끼에 지나지 않는다. 제국군 스노우 워커의 어색한 걸음마와 요다의 발랄한 움직임(스튜어트 프리본과 프랭크 오즈가 합작한) 중에 어느 것이 더 대단한 기술적 성취인 지를 따져보면 답은 더욱 명백해진다. 영화는 그저 세 번의 뒤집기로 우뚝 섰다. 내가 니 애비가 되고, 못생긴 인형이 스승이 되고, 한 솔로는 해동되지 않은 채 엔딩을 맞는다.

부자의 칼싸움이 대단했다는 건 인정한다. 어설픈 휘두름이 되레 애증의 본질 같은 것을 드러내기 때문에 그 장면은 대단하다. 그때 만약 원화평의 지도를 받았다면, 칼부림은 깔끔함과 우아함 밖에 담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의 회초리처럼, 스승의 빳다처럼 계속 내리치는 다스 베이더의 칼이 투박한 감정을 쏟아내면서 영화는 막장 드라마의 품격을 지켜낸다.              

 

★ Only One Cut

갈 때까지 간 상황.

글/윤호준 (영화애호가,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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