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팜] 한국남자와 '마.창.진'
[북스팜] 한국남자와 '마.창.진'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8.12.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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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흔적 사이를 걷다> 김봉아, 책넝쿨

‘농촌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제목으로 <농민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엮었다. 저자는 해당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나라는 전 논밭이 박물관”이라고 선언했다.

저자 김봉아는 부산대 사회학과를 나와 〈농민신문〉과 월간지 〈전원생활〉에서 기자로만 20년 가까이를 보냈다.

책은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 밭담, 담양 대나무밭, 금산 인삼밭, 하동 전통차밭 등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곳들은 물론, 둠벙·물레방아·정미소·대장간·담배굴 등 농업 생산을 위해 어느 지역에나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곳들도 함께 다뤘다. 또 방치돼 있다 거듭난 양곡창고 등을 둘러보며 농촌 자원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저자는 찾아본 곳들을 농사일 순서에 따라 배열했다. 1장은 논, 2장은 밭, 3장은 나무와 숲, 4장은 수리시설, 5장은 가공·보관시설이다. 그리고 각 꼭지 끄트머리에는 해당 유산과 관련된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를 함께 소개했다.

소설가 이순원은 이 책을 “우리 농촌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알려주는 의미 있는 교양도서인 동시에 틈틈이 어디로 가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좋은 여행안내서”라고 썼다.

 

<마산.진해.창원> 김대홍, 도서출판 가지

이 책은 도서출판 가지가 야심차게 기획한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 중 하나다. 줄여서 ‘여도인’이라 부르는 그것은 ‘국내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전국 도시들을 인문적 시선으로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고 풍경 이면의 뿌리와 정신까지 읽어주는 문화 안내서’를 지향한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한다.

책 <마산.진해.창원>은 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진해에서 군생활을, 창원에서 첫 직장생활을 한 저자가 “한 지붕 삼형제로 살아가는 경남 3대 항구도시”인 마산, 창원, 진해를 속속들이 들여다본 인문학적 결과물이다. 독자 입장에선 왕년에 부산 다음 가던 경남의 자존심 마산, 꽃바람 휘날리는 근대도시 진해, 국내 첫 계획도시이자 자전거도시인 창원을 글을 타고 여행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는 책 끝에 독자들이 하루 한 코스로 이어 다녀볼 만한 장소들을 엮어 ‘걸어서 창원시 인문여행 코스’ 7가지도 곁들여놓았다.

 

<한국, 남자-귀남이부터 군무새까지 그 곤란함의 사회사> 최태섭, 은행나무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문화평론가 겸 사회학 연구자인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그리고 그 문제, 구체적으론 젠더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남성성을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에 부연 설명이다.

책 <한국, 남자>는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남자 문제’부터, 보편적 인간으로서 남성이 아닌 개별 성별로서 남성성에 대한 의구심, 조선 후기부터 20세기까지 한국 남성성의 역사, 2000년대 이후 벌어지고 있는 ‘젠더 전쟁’의 양상을 다루고 있다.

젠더 문제와 남성들의 피해의식은 사실 같은 시스템의 문제라고 쓴 저자는 남성들이 자신에게서 누락된 것들이 여성에 의해서가 아닌 사회의 문제임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한국 남성성의 정확한 성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못 박는다.

영화감독 변영주는 “내가 지금 절망하는 것은 결코 너 때문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붕괴로 인한 것이니, 이제 너와 내가 할 일은 서로를 힐난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냐며 머리를 맞대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고마운 책”이라고 말했다.

정리 김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