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한국당공관위, "홍준표·김태호 고향출마 공천 안 준다!"
[21대 총선] 한국당공관위, "홍준표·김태호 고향출마 공천 안 준다!"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1.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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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사진=미디어팜DB.

지난 29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당 대표나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거물급 후보'가 신청한 지역에 공천을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로써 오는 21대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 출마 의지를 밝혀온 홍준표·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당 공관위의 이번 공언은 보수진영 다수 인사들이 예견했던 바로, 사실상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험지출마를 독려한 메시지로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3차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광역자치단체장을 지낸 분들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는 건 총선 승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그 분들이 (공천)신청하는 걸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며 판단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원내 인사만 컷오프를 할 게 아니라 원외 인사들도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고 했는데, 이는 홍 전 대표와 김 전 경남지사를 전략적 험지에 보낼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관위는 컷오프 기준 자료로써 모든 현역 의원 지역구를 대상으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단, 이날 회의에서 지역별 컷오프 비율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공관위는 청년 가산점 제도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유는 기존 가산점 제도가 정치 신인이 현역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었을 때 실질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우선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추가적으로 당원 조사를 할 것이다"며 "단, 당원 조사는 보조적인 것이고 메인은 국민 여론조사"라고 말했다.

가산점과 관련해 그는 "최고 수준 가산점인 청년 50% 가산점은 자신이 기존에 받은 점수의 50% 가산이다"면서 "그러면 청년이 10점을 받고 가산점 50%를 받아도 15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공관위는 청년 등 정치신인을 우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안을 논의 중이다"며 (청년) 기본 점수를 주는 방식도 있을 것이고 기성 정치인에 감점을 주는 방식도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안이 있을 텐데 무엇이 가장 좋겠는진 청년 등 정치 신인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관위의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경남 지역에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들이 공관위 결정에 따를 것인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 김태호 전 지사 측은 "그동안 선당후사 정신으로 일해왔다. 그리고 험지인 노무현 대통령 고향 김해지역에서도 당을 위해 출마했다. 특히 6· 13 지방선거에서 그 누가 가능성을 봤나. 그런데도 당이 원해 두말하지 않고 출마하지 않았나. 그동안 탈당 한번 없이 오직 당을 위해 일해왔기에 ‘험지요구’라는 명분으로 공천을 안준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당 공관위의 이번 결정에 경남 지역 보수진영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며 자신들의 정치행보에 주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면 자칫 지난 20대 총선 때 공천파동으로 불거진 '보수몰락' 사태가 재현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