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김태호, 홍준표 ‘험지 요구 일축’ 고향 출마 의지 더 불태워
[21대 총선] 김태호, 홍준표 ‘험지 요구 일축’ 고향 출마 의지 더 불태워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1.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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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우)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좌),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우)

21대 총선에서 고향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와 홍준표 전 당 대표가 최근 더 강도가 높아진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하듯 고향을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 전 지사는 21일 설날 인사를 담은 문자를 통해 “내가 떠받들어야 할 민심은 바로 고향의 민심”이라고 밝히며 고향 출마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자에서 김 전 지사는 “요즘 시장과 골목, 들판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만나는 사람들이 이제 고향을 위해 큰 일 좀 해라고 한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다시 뛸 힘과 용기를 주었던 사람들이었기에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서슴없이 답한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지금까지 받은 큰 은혜, 꼭 보답하고 싶다. 내가 떠받들어야 할 민심은 바로 고향의 민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고향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고향과 함께 더 크게 성장하고, 내가 우리 고향에 큰 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전 지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지역정계와 지역민들은 응원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김 전 지사가 ‘선당후사 정신’으로 한국당을 위해 힘써온 것과 지역에서 인지도가 다른 후보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 이유다.

지역정계의 한 인사는 “지역민들은 김태호 전 지사는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당에서도 이런 사람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외지에서 고생하고 마지막으로 고향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도 지도부가 생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 지도부의 험지 요구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태호 전 지사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더 좋지 않다.

특히 지난 22일 한국당 소속 23명 10대 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고향에서 마지막 정치 인생을 보내겠다는 홍 전 대표의 정치적 술수는 누가 보아도 대의도 명분도 없는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수도권 출마를 강조하는 등 당 지도부 외에도 홍 전 대표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이에 대한 반응 대신 SNS를 통해 고향 출마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홍 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장악하고 있는 몇몇 친박들이 언론을 통해 고향 출마를 막으려 하고 있는 듯 하나, 지난 25년 동안 당을 위해 할 만큼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천 심사가 시작되면 새롭게 구성된 공관위를 끝까지 설득해 보겠다. 정치를 정리하는 마지막 출마는 내 의견대로 당이 존중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고향 사람들에게 홍준표를 여전히 당보다 더 신임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고향 출마”라고 밝히며 당 지도부의 험지 요구를 일축했다.

지역정계의 한 관계자는 “홍 전 대표나 김 전 지사나 정치 공백이 길어지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아니겠나. 특히 이번에 국회에 입성하지 못하면 상당히 타격이 올 것으로 생각된다. 당 지도부에서는 험지 요구를 계속 하는데 오랜 시간 당을 위해 희생한 점은 어느 정도 생각해줘야하지 않냐”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