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주 남편+전문농업인 아내, 부농을 향해! 하시봉·정혜경 하정농장 대표
손재주 남편+전문농업인 아내, 부농을 향해! 하시봉·정혜경 하정농장 대표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9.02.1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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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 동양그룹 퇴사 후 입시학원 운영 노후대비 위해 귀농결심
정 대표 어머니와 함께 농사 지어 귀농 전부터 고추농사 척척박사
하정농장 사계절 농사 가능한 여름용 하우스 제작 농가소득 기대
중학교 동창인 하시봉, 정혜경 하정농장 대표. 440평·410평·210평 하우스 3개동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은 여름용 하우스를 제작해 여름철에도 녹아내리지 않는 고추를 수확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중학교 동창인 하시봉, 정혜경 하정농장 대표. 440평·410평·210평 하우스 3개동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다. 이들은 여름용 하우스를 제작해 여름철에도 녹아내리지 않는 고추를 수확할 수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예부터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진주시 사봉면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하시봉·정혜경 부부를 두고 있는 말 같다. 전기, 용접 등 손재주 좋은 남편 하시봉(44) 대표와 전문농업인 아내 정혜경(43) 대표가 함께 농사지으니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하 대표는 농장 작업장을 손수 짓는가 하며, 웬만한 자재·기구들은 용접으로 뚝딱 만들어낸다. 정 대표는 부모님을 따라 꾸준히 고추농사를 지어와 고추농사에 대해선 척척박사다. 하정농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 대표의 노하우와 지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하 대표는 입시학원을 운영하다가 노후준비를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문득 귀농은 ‘나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 대표는 경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양그룹 공채로 입사해 7년을 근무했다. 당시 입사동기가 80명에 달했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동기는 3명뿐이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회사생활이 아닌 것이다. 이후 하 대표는 회사를 나와 입시학원을 5년간 운영하며 노후를 준비해야 했고, 귀농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정 대표는 어머니를 따라 이미 고추농사를 짓고 있었다. 때문에 남편과 귀농할 때도 항상 봐오던 농사기 때문에 두려움이나 불안함은 없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중학교 동창으로 선후배사이다. 어릴 적 오후 3시 학교를 마치고 이불(보온덮개)을 덮으러 가며 저기는 “혜경이네 밭”이라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바가지 든 채 밭에 물 주러 가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자동화가 되어 농사도 많이 편해졌다고 한다.

하정농장은 현재 440평·410평·210평 하우스 3개동을 운영 중이다. 440평 하우스 기준 고추 6000박스가 출하되는데 보통의 고추농장이 500평 기준 5000박스가 출하시키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하 대표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소득 격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하정농장 고추관리는 특별하다. 신기하게도 고추농장이 사계절 내내 돌아간다. 원래의 고추농장은 여름이면 하우스 안의 고추가 녹아내려 수확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하정농장은 여름전용 하우스를 만들었다. 하 대표는 “여름에 고추가 녹아내리지 않아야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하우스 설계부터 다르다”며 “현재 여름용 하우스 2동을 추가 공사중이라 완성된다면 2동은 일반 하우스로, 3동은 여름 하우스로 운영해 1년 내내 운영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수확량은 여름 하우스가 일반 하우스에 비해 적지만 기름값이 전혀 들지 않아 수익은 비슷하다고 한다.

문득 기자가 “그럼 왜 다른 하우스들은 여름에 재배를 하지 않나요? 여름 하우스 설비가 금액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인가요?”라 물었다. 정 대표는 “여름 하우스가 자재가 더 들기 때문에 금액적인 부분도 있지만 여름 재배를 위해선 고추가 자랄 때 잘라줘야 되는데, 자르지 않으면 더 수확할 수 있고 그것이 당장의 농가수익으로 연결돼 농민들이 선택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당장 눈앞의 농가수익을 포기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기 때문에 하정농장 부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들의 노력으로 머지않아 여름에도 싱싱한 고추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