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자영업자 임대료부담 등골 휘어… 건물주 ‘나 몰라라’
진주자영업자 임대료부담 등골 휘어… 건물주 ‘나 몰라라’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4.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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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 "상가 비어있어도 임대료 비싸 장사 시작도 못해"
건물주 "비싸게 건물 올렸는데 임대료 낮으면 건물시세 내려"
부동산 "자금 여유있는 건물주들은 아쉬운 것 없어 배짱부려"
진주 신안동 한 상가에 임대가 붙어있다.
진주 신안동 상권이 과거에 비해 쇠퇴했으나 상가 등의 임대료는 여전히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진주 혁신도시·초전동·신안동·평거동 등 번화가 상가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 자영업자들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건물주들은 인근 상가주인들 눈치와 토지시세, 그리고 건물 가격 등을 이유로 임대료 하락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이들은 설사 상가가 비어 있더라도 임대료를 낮출 수 없다고 말해 자영업자들 부담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현재 진주에서 번화가라고 불리는 상권의 1층 상가들은 30평만 넘어가도 임대료가 200만원을 웃돈다. 핵심 상권은 20평만 넘어도 이 가격이다. 혁신도시와 초전동의 경우 신축되고 1~2년 동안 비어 있던 상가임에도 임대료는 신축 초기 때와 변함없이 200만원 이상이었다.

일부 건물주들이 어려운 경기 속에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위해 임대료를 낮추고 있지만 대부분 건물주들은 최악의 경기 속에서도 임대료 하락은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아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특히 신안·평거동에 수채의 상가를 가지고 있는 진주 모 단체 회장은 자영업자들을 외면한 채 오히려 주변 시세보다 약 30% 비싼 임대료를 받고 있어 세입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지나치게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 인상 등을 문제로 장사를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상생의 길로 나가야 된다고 주장한다. 예비창업자들 역시 빈 점포에 들어가려고 해도 200만원 넘는 월세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비교적 안 좋은 상권에 가서 버티다가 망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

 

진주 혁신도시 상가.
진주 혁신도시 상가 대부분이 비어있으나 높은 임대료로 인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진주에서 음식점을 창업하려는 한 예비창업자는 “빈상가가 1~2년이 안 나가도 임대료를 낮춰주지 않는다. 가끔 낮춰주는 건물주가 있는데, 그것 또한 10만원 정도 소액이다. 어려울 때 건물주들이 양보를 해주고, 경기가 좋아질 때 조금 올린다면 그게 상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상가가 정말 많이 비어있어도 임대료가 너무 비싸 장사 시작을 못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진주 부동산 관계자는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산 건물주들은 대출이자 때문에 임대료를 낮출 수가 없다. 또 자금 여유가 있는 건물주들은 대출이자나 생계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이런 건물주들은 상생을 하기 보다는 제대로 된 월세를 받을 때까지 그냥 빈상가로 내버려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초전동 한 건물주는 “우리도 토지가격을 비싸게 주고 건물을 올렸다. 임대료를 낮게 측정하면 건물 시세가 내려가는 경우가 생긴다. 또 처음부터 임대료를 낮게 잡으면 나중에 임대료를 올리기가 힘들어 빈상가로 두고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고 말했다.

조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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