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외유성 연수’ 논란...“마음 맞는 사람끼리 조를 짜고 갔다”
진주시의회 ‘외유성 연수’ 논란...“마음 맞는 사람끼리 조를 짜고 갔다”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3.11.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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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들 연수 일정 관계없이 하루 전 제주도 방문
진주시의회 전경
진주시의회 전경

진주시의회 의원들이 제주도 및 여수 등으로 ‘외유성 연수’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외유성 연수’ 논란은 진주시의회가 명확한 기준을 두고 연수 일정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의원들 개인이 마음 맞는 사람끼리 조를 짜고 다녀온 것이 알려진 뒤 터져 나왔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9월 말경 2023년 공무국외연수를 취소하고 관련 예산을 반납했다. 당시 시의회는 오랜 경기침체와 지방세입 악화에 따른 민생경제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주시의회는 예산반납 약 2달 후인 11월 8~10일과 13~15일 각 2박 3일 일정으로 '마음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짜고' 제주도 및 여수 연수를 다녀왔다. 공무국외연수가 아닌 국내 연수 예산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번 국내 연수는 항공료를 제외하고 의원 1인당 80만원씩 총 1520만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됐다. 두 달 전 설명을 스스로 반박하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 연수를 떠난 의원들 중 일부는 연수 일정 하루 전 이미 제주도를 방문한 것이 드러나 ‘외유성 연수’ 논란에 불을 집혔다. 연수 일정과 관계없이 하루 전 제주도를 방문한 의원은 양해영 의장을 비롯해 강묘영·박미경·박종규·신현국 의원 등이다.

연수 일정 하루 전 제주도를 방문한 양해영 의장은 “사천~제주 노선이 생겨서 이번에 겸사겸사 이용하고 싶어서 비행 스케줄에 맞춰 하루 전에 제주도에 갔다. 만석인 것을 확인도 하고, 여러 가지 정보도 알고 싶어서 이용했다. 하루 전에 가서 들었던 비용은 모두 자부담으로 했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연수 일정과 관계없이 하루 전 제주도를 방문한 의원들의 항공권 비용은 진주시의회 예산으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진주시의회 관계자는 “공무원 여비 업무 처리 기준 상 하루 전에 가더라도 항공권 비용을 실비 지급할 수 있다. 교육일정이나 비행 스케줄에 맞추다보니 하루 전에 갔다”고 설명했지만 김해공항에서는 오전 7시부터 약 10~15분 간격으로 제주행 비행 스케줄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당일 출발이 충분히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 정계의 A씨는 “원하는 연수 및 교육을 듣기 위해 조를 짜서 나눠서 가기도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간다는 것은 필요한 교육을 들으러 가는 것이 아닌 느낌을 준다. 듣고 싶은 교육을 들으러 가야 제대로 된 연수 아니겠나. 연수 일정 하루 전에 제주도에 방문한 것은 충분히 오해를 받아 ‘외유성 연수’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황진선 의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지난 의회에서도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다녀온 적이 있어서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진주시의회 관계자 또한 “그냥 편하게 다녀오는 연수다. 원하는 곳을 찍어서 그냥 몇 명 다녀오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 의회도 대부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의회도 명확한 기준 없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다녀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회 관계자는 “그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4~5명에서 오고, 공무원도 끼어서 다녀오기도 한다. 큰 문제없이 이뤄졌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인근 지자체 의회 관계자는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간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연수에 교육 일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의원들이 원하는 교육을 선택한다. 그러다보니 원하는 교육을 선택한 의원들은 몇 조로 나눠져서 다른 지역으로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