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원 도의원 "학자금 대출 못갚는 것 청년탓", 경남 청년단체 "사과하라!"
예상원 도의원 "학자금 대출 못갚는 것 청년탓", 경남 청년단체 "사과하라!"
  • 조현웅 기자
  • 승인 2019.04.1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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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원 도의원 “청년들 피시방 하루종일있다"
청년단체연석회의 “현실공감 부족, 사과해야”
경상남도 청년단체 연석회의가 16일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일 기획행정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청년 비하' 발언을 한 예상원 도의원(자유한국당·밀양1)을 규탄했다. 사진=조현웅 기자. 

경남 청년들이 뿔났다.

경상남도 청년단체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16일 오전 11시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상원 도의원(자유한국당·밀양1)의 청년 폄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연석회의는 “제362회 기획행정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예상원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의원으로서 청년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재생산해내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기성세대로서 청년의 삶을 보다 깊게 고민해주기를 바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예 의원이 해당 회의에서 한 발언 내용인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건 99%가 본인의 문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피시방에 하루 종일 있다 ▲내가 놀아도 언젠가는 국가가 해결해준다는 생각을 가질 것 ▲청년센터가 지나치게 호화로워 청년들의 분수에 맞지 않다 ▲호화로운 청년 센터가 아니라 근면절약을 가르쳐줘야 할 것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연석회의는 “청년을 지원하는 제도에는 언제나 비용에 대한 철저한 계산과 투자에 대한 수치적 결과가 요구되었다”며 “예 의원의 발언도 이러한 논거에서 한 치의 벗어남이 없다. 이는 청년들이 얼마나 절박한지, 청년의 현실 삶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그들은 또 “청년센터는 행정과 청년을 잇고, 청년정책이 보다 청년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기능하는 공간이다. 단순히 공간을 지원하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이 오가며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청년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허브의 역할을 한다”며 “청년센터에 대해 청년들이 높은 접근성과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설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은 더 많은 청년이 청년센터를 이용하고, 청년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기 위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말하며 청년센터 규모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박요엘 행복발굴단 청년은 “저희 청년들은 경남의 청년정책들이, 청년들의 방주가 되어줄 청년센터가 침몰하도록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청년들을 ‘살려는 의지가 없는 낙오자’로 낙인찍은 예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단체는 거창한파머스, 경남진보대학생넷, 경남청년민중당(준), 경남청년유니온, 꿈꾸는청년학교밥꿈, 더불어민주당경남도당대학생위원회, 더불어민주당경남도당청년위원회, 사)경남청년내일센터, 소셜파운딩, 정의당경남도당청년학생위원회, 창원시청년작가협의회, 청년문화기획단, 청년진해기획단, 행복발굴단, 희망마산청년, the경남창원시청년포럼, 마산YMCA청년위원회 등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도의회 4층에 있는 예 의원실로 가 항의서한과 손팻말을 두고 왔다. 예 의원은 다른 일정으로 자신의 방에 없었다.

지난 11일 오전 열린 제362회 기획행정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청년 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예상원 경남도의원.

예상원 도의원이 한 문제의 발언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제362회 기획행정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위원들 심사 및 집행부 공무원의 답변이 오가던 중 나왔다.

이 자리에서 예 의원은 학자금대출신용회복 안건과 관련해 “대체로 학자금을 안 갚은 청년들을 유추해보면 사회적 환경의 어려움도 있지만 본인의 잘못이 99%다. 청년들은 PC방에 하루 종일 있으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내가 놀아도 언젠가는 국가가 해결해준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학자금대출신용회복)으로 흘러갈 수 있어 우려를 표한다. 또 청년들이 국가가 해결해준다는 안일한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담당 공무원인 윤난실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장은 “개인당 37만6천원만 있으면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데 (...) 이후 취직이나 여러 가지 문제가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청년센터를 통해 도전할 희망조차 갖고 있지 않은 일부 청년들에게 성실하게 일하면 사회구성원으로서 제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심어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예 의원은 “이 사업이 올해 한번만 진행할 것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지원해야 될 것인데, 자신 있으십니까?” 되물었고, 윤 단장은 “이 예산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청년들의 절박한 처지에 대해 지방정부로서 최소한의 손을 내밀어주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고 말했다.

예 의원은 다시 “복지정책은 한번으로 끝날 수 없다. 한 번 하면 계속해야 하는데, 청년들은 ‘경상남도는 신용불량자가 되면 (회복)해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하며 미리 요청했던 청년센터 관련 예산안 자료가 오기를 기다렸다.

예상원 의원은 청년센터와 관련해서도 “(청년센터)예산서를 보면 건물임차료가 451만원이다. 한 달에 월세 451만원을 들여 청년센터를 만드는 것에 동의하나”고 물었다.

윤난실 사회혁신추진단장은 “도가 갖고 있는 공공기관을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는 임대료가 낮은 곳이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임대료 부분만 본다면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접근성이라든지 이용자의 편의성, 일자리프렌즈(경남 청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 플랫폼) 등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을 때 단순히 임대료가 더 비싸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예상원 의원이 제362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한 발언은 경상남도의회 회의록 생방송(http://council.gyeongnam.go.kr/kr/assembly/live.do)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