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원 칼럼] 여유로운 올해의 남강유등축제
[김시원 칼럼] 여유로운 올해의 남강유등축제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1.12.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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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개최한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개최한 올해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4일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과 동시에 딸들 성화에 축제장으로 갔다. 딸들은 2년 전 축제를 기대했던 걸까. 축제장 가는 길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재잘거린다. 하지만 올해 축제는 먹거리나 불꽃놀이 등을 생략하는 반쪽자리다. 딸들에게 실망을 주기 싫어 그냥 데리고 갔다.

입구부터 차가 막혔던 축제장은 예전과는 달랐다. 타지역보다 축제장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산책삼아 오는 것 같다. 차가 막혔던 광경도 없어졌다. 천수교 앞에서 우리 가족만 횡단보도를 건너 축제장 입구로 갔다.

축제장 입구에는 피곤할 정도로 방역 수칙을 준수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들과 함께 열체크와 전화번호 등록까지 했다. 성인은 백신체크까지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여러 가지 절차를 거치고 소독까지 마친 뒤에야 드디어 축제장이다.

남강유등축제 개최일인 오늘 진주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넘게 발생했다. 축제 직전의 일이라 행사 취소가 가능할 리가 없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진주시는 코로나19 유행의 최선봉에 섰던 일이 많았다. 이번 축제가 끝난 이후엔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지만 우려와는 반대로 올해 남강유등축제는 주말과 겹친 행사 첫날에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축제 규모가 작아졌다. 천수교 아래까지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먹을거리와 여러 가지 행사들로 어깨가 부딪히고 했던 축제의 모습이 아니다. 뭐랄까. 비대면 축제와 같은 느낌이다.

부교 이용요금 2,000원을 내고 반대편으로 간다. 부교 역시 사람들이 많이 없다. 입구에서부터 보였던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마스크를 끼면서 사진을 찍고, 아이가 목이 마르면 인적이 없는 곳에서 잠시 마스크를 벗고 물을 먹인다.

시민들도 이제는 방역 수칙이 몸에 배였다. 축제장에서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북적거릴 만큼 인원이 없다 보니 더 철저하게 지킨다. 부교를 건너기 위해 줄을 서 있을 때도 사람들이 알아서 거리를 둔다. 사람들이 스스로 방역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축제장을 구경하다 보니 아주 예쁜 산책길을 걷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머무른 올해 축제에서 나는 코로나19 걱정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