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감상] 지혜의 숲
[작품감상] 지혜의 숲
  • 김영아
  • 승인 2019.03.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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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다니는 꽃 - '지혜의 숲'
2015, 91 × 91cm, Oil on canvas

만다라. 원래는 ‘본질(만다)을 소유한 것(라)’이라는 의미였으나,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경지를 도형화한 것을 일컬었다. 그래서 윤원구족(輪圓具足)으로 번역한다. 윤원구족이란, 낱낱의 살(복:輻)이 속바퀴측(곡:轂)에 모여 둥근 수레바퀴(圓輪)를 이루듯이, 모든 법을 원만히 다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만다라는 관상(觀想)의 대상이기도 하며, 예배의 대상이기도 하다. 티벳의 만다라는 색모래로 만들고 의식과 기도가 끝나고 마지막에는 모두 쓸어 강에 흘려버린다, 이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덧없으며 세상에 모든 것에 집착할 의미가 없음을 상기하기 위함이며 만다라를 삿된 무리들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 한다.

힌두교, 불교, 도교 등의 동양종교와 연금술과 같은 신비주의적인 사상을 비롯하여, 중세 그리스도교의 예수, 장미, 십자가 그림 등에는 후광으로써, 또 만다라로 그렇게 하나의 형태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데, 융은 이러한 그림들이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 통합적인 인격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뿐만 아니라 융 자신도 이러한 만다라 그림들을 그리면서 내적 균형을 잡아가기도 하였으며 그것을 의식과 무의식의 통합과정으로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중요한 과정으로 보았다. 이는 현대 심리치료에서도 계승되어, 현대에 와서 이 만다라 기법은 미술치료, 놀이, 수행 및 안정 등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만다라 자체가 깨달음의 영역들을 표시하는 상징이라고 한다면 진정한 구도는 계율과 피안에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세속에 있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구도의 의미를 갱신한다.

그러므로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제법(諸法)에 환하여 잃고 얻음과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마음의 작용, 즉 이치를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인 지혜가 요구될 것이다.

올빼미. 올빼미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의 별명이고 습성이다. 지나간 시간은 이미 되돌릴 수 없고 그렇게 습성은 그대로 살아가는 방식에 못 박히고 말았다. 어느 순간 내 자신을 들여다 볼 때 어김없이 올빼미가 오버랩 되고, 내가 올빼미인지 올빼미가 나인지 헷갈리기조차 하니 올빼미와 나 자신은 이미 동질이 되어버린 듯하다.

로마 신화에서 올빼미는 철학의 상징이다.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새가 올빼미다. 그야말로 지혜의 정수인 것이다.

글·그림/김영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