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농협, 주키니 호박 자체수매·폐기로 가격 조절 나서
금곡농협, 주키니 호박 자체수매·폐기로 가격 조절 나서
  • 김시원 기자
  • 승인 2019.02.1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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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만 5천원 주키니 호박, 올해 5천원
정의도 조합장 직접 트랙터 몰며 폐기 지휘
농민들 “정부에서 대책 새워야 농민 산다”
농민들이 인건비조차 확보되지 않은 주키니 호박 가격(10kg 당 5천원)에 수매해 폐기하고 있다.
농민들이 주키니 호박을 인건비조차 확보되지 않은 가격(10kg 당 5천원)에 수매해 폐기하고 있다.

주키니 호박이 전국적인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진주 금곡농협에서는 자체수매·폐기를 통해 조절에 나서고 있다.

11일 진주 금곡농협 관계자와 농민들에 따르면 주키니 호박은 작년 2만 5천원에 비해 현재 60% 이상 하락해 박스 가격과 운송비를 제외하면 농민에게 3천원 가량 남는다. 이것은 인건비조차 확보되지 않는 가격으로, 농민들은 농협에서 실행하는 자체수매 폐기로 10kg 당 5천원을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주키니 호박은 진주 금곡면이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금곡면 외 진주 농가까지 포함하면 50% 이상이다. 하지만 최근 전라도 쪽에서 재배기간이 짧으면서 키우기 쉬운 주키니 호박 농가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올해 전국적으로 작황까지 좋아 가격하락을 부추겼다.

 

주키니 호박 폐기를 위해 기다리는 농민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있다.
주키니 호박 폐기를 위해 기다리는 농민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있다.

실제 11일 금곡면 차현마을 인근 폐기 현장에는 주키니 호박을 폐기하려는 농민들 차량이 100m 넘게 줄을 서 있어 심각성을 말해줬다. 특히 이날 폐기하는 주키니 호박 경매가격은 1만 이상으로 올랐지만 농민들은 주 산지인 진주 금곡면 물량이 경매장에 나가지 않기 때문이며, 정부에서 가격 폭락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주키니 호박을 폐기하러 온 한 농민은 “금곡면과 진주에서 생산하는 주키니 호박이 전국의 60%를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주 농가들이 경매장에 내면 현재 1만원 넘는 시세가 5천원으로 반토막 난다. 전라도 쪽에서 주키니 호박 농가가 늘어나서 생기는 문제도 있지만 정부에서 대책을 새워야 되는 게 우선이다. 최소 부부 둘이서 최저임금 정도는 받게 해줘야 하지 않나”며 울분을 토했다.

금곡농협 정의도 조합장은 “전국적으로 주산지 농협에서 동시에 주키니 호박을 자체수매 폐기를 해야 가격 안정화가 효과를 본다.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고 말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한편, 금곡농협에서는 농가들의 호소에 지난 1월부터 주키니 호박 6천 박스를 수매·폐기했고, 2월엔 1만 6천 박스를 수매해 폐기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