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 업무추진비, 대부분 '밥값'
경남도교육청 업무추진비, 대부분 '밥값'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9.07.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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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공개 6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서 확인
도민 "커피 한 잔이면 될 '소통'에 10만원 혈세 웬말"
교육청관계자 "업무추진비 자체가 대부분 식사비"
경상남도 교육청 전경. 사진=미디어팜 DB.

경상남도 교육청의 6월 업무추진비 대부분이 ‘식사비’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6월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위문·격려 및 직원사기’에 해당하는 식사비 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직원들의 식사비용은 1인당 2만원 선이다.

위문·격려 및 직원사기가 포함된 ‘유형별 집행내역’은 주요정책 추진관련 회의·행사, 대 유관기관 업무협의 및 간담회, 축․조의금을 포함한다. 

교육감, 부교육감을 비롯해 지식정보과 등 16개 과와 안전총괄담당관, 적정규모학교추진단, 정책기획관, 홍보담당관, 감사관의 업무추진비가 포함된 이번 사용내역은 95% 이상이 ‘인사발령에 따른 송별회 및 부서 소통을 위한 경비’를 명분으로 대부분 식당에서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추진비가 ‘밥값’에만 한정되지 않은 경우는 총무과에서 관리하는 교육감, 부교육감, 행정국장의 집행내역 정도였다.

특히 업무추진비의 세부 집행내역에서 ‘유아특수교육과장 외 16명’처럼 구체적인 인원수를 밝힌 부서가 있는 한편, ‘감사실 직원’ 등 세부 집행내역에서 참여 인원을 두루뭉술하게 표기한 곳도 있었다.

도민 A씨는 “교육서비스 질 재고를 위한 제반 여건 형성이 교육청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 아닌가. 학교혁신과 장학관이 사무관과 ‘소통’하는데 혈세 10만원을 왜 쓰는지 모르겠다. 커피 한 잔이면 될 일이다. 또 전출직원 송별회가 무슨 ‘업무’인가”라고 말했다.

경남도내 모 대학 경제학과 B교수도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세금을 필요악으로 본다"며 "저명한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은 ‘남이 번 돈을 남을 위해 쓰는’ 세금을 가장 비효율적인 지출 방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도교육청 직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은 그걸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무추진비 자체가 식사를 하거나 업무 협의를 할 때 들어가는 돈이어서 대부분 식사비로 쓰인다. 업무 과정에서 사업비가 책정되는 부분에선 따로 사업비가 있는데, 그런 업무들은 대부분 3월에 이뤄지거나 해당 일을 주로 하는 특정 부서가 맡는다"고 밝혔다.

이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