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대곡면 주민들 "동물화장장 결사반대!"
진주 대곡면 주민들 "동물화장장 결사반대!"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6.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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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진주시청 앞에서 집회 열어
▲진주시 대곡면 마을주민들이 24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동물화장장 건립 결사 반대를 외치고 있다.

진주시 대곡면 마을주민들이 설매리 동물화장장 건립을 결사 반대하고 나섰다.

대곡면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성재윤)는 주민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오후 2시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대곡면 동물화장장 설치 결사반대'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른 주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우리터전, 목숨 걸고 사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대곡면 설매리 5-1번지에 동물화장장 설치신고를 했다가 주민반대로 신고를 철회했던 A씨가 지난 12일 건축허가를 재신청하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비대위는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결의문에서 "바쁜 농번기에도 생존권과 환경권을 사수하기 위해 총궐기했다. 동물화장장을 설치하면 신선농산물 수출 1번지 대곡면의 이미지와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시는 접수된 건축신고를 즉각 반려하고 앞으로도 설치될 수 없도록 강력 조치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성재윤 비대위원장은 이어 "이미 대곡면에는 진주교도소를 비롯한 혐오시설이 많이 있다. 지역 환경을 해치고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는 혐오시설 설치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날 대곡면민 2328명 동물화장장 설치 반대 서명이 담긴 서한문을 진주시에 전달했다. 

끝으로 비대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면민들의 재산과 생존권 보호를 위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고 경고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12일 접수된 동물화장장 허가신청을 마을주민들 반발로 불허했지만, 만약 건축주와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 어쩔수 없이 허가를 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합천 태민동물병원 성태민 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현재 서부경남 쪽 반려동물 증가 추세를 고려해볼 때 동물화장장이 진주 쪽에 한 곳은 있어야 하는 게 맞다"며 "결국 현실적인 문제 아니겠나. 유기동물 보호시설이 들어선다 해도 마을이 뒤집히는데 화장장이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누가 자기 집 근처에 동물화장장이 들어서길 원하겠는가. 반대 논리는 명확하지만 찬성 논리는 어중간한 거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지난 2월 내동면 유수리 가호·정동마을에서도 동물화장장 설립을 두고 갈등을 빚었고, 문산과 정촌면에도 설치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현재까지 경남도가 파악한 도내 정식 등록 반려동물 수는 6만 3000여 마리.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들까지 더하면 실제 수는 그 10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반려동물 수에 비해 동물화장장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경남도의 현실이다. 현재 도내 설치 운영 중인 동물화장시설은 김해시 4곳, 고성군과 양산시 각 한 곳씩이 고작. 이 시설들은 모두 사설이다.

도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계속 늘지만 혐오시설로 치부되고 있는 동물화장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동물화장장이 난립하지 않도록 적정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