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농업기술원 구내식당 ‘수입산 농축수산물’ 가득
경남농업기술원 구내식당 ‘수입산 농축수산물’ 가득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3.10.1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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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원 “원가 절감 이유로 수입 농축수산물 수년째 사용”
농민들 “농업기술원이 수입산 사용하는 것은 농민 우롱”
경남농업기술원 전경
경남농업기술원 전경

최근 정부 및 지자체가 국산 농축수산물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가운데, 모범이 되어야할 경남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 구내식당이 수입산 농축수산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돼 농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농기원은 농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구내식당에서 원가 절감을 이유로 수입산 농축수산물을 수년째 사용해왔다.

일반 관공서보다 우선적으로 국산 농축수산물을 이용해야할 농기원이 오히려 수입 농수산물산을 버젓이 사용하는 등 농민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

특히 농기원은 기관 소개 및 원장 인사말에도 ‘행복한 경남 농업·농촌을 만든다’고 밝혔지만 수년째 이어진 수입산 농축수산물 사용에 대해서는 개선이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본지 취재 결과 농기원 구내식당에서는 쇠고기를 포함한 콩가루·낙지·명태·갈치·오징어·꽃게·다랑어·아귀·주꾸미·바나나·오렌지 등에 수입 농수산물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공개되어 있는 식단표에는 원산지 표시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쌀, 김치, 돈육, 닭, 소고기를 제외하고는 다른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농기원 직원들조차 원산지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농기원 관계자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원산지에 대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농민들이 보면 기분이 나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관공서보다 농기원은 농민들과 특별한 관계니까...”라고 말했다.

진주시 금곡면 농민 A씨는 “대부분 지자체에서 조례를 마련해 국산 농산물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일반 관공서도 아닌 농업을 선도하는 농기원이 수입 농수산물을 사용하는 것은 농민을 우롱하는 것이다”고 분노했다.

농기원 관계자는 수입산 농축수산물 사용에 대해 “지속적인 소비 물가 상승으로 식재료비 지출 증가로 구내식당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일부 품목의 경우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수입 농수산물을 사용하게 됐다”라고 답변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