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군 단성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박동영(60), 하만연(57) 씨 부부가 오는 24일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각각 농학박사학위와 농학석사학위를 취득한다.
나이가 들수록 공자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는 박동영 씨, ‘배움은 끝이 없다. 아는 것이 힘이고 아는 만큼 보인다.’라며 함께 만학의 길을 걸어간 하만연 씨 부부의 사연이 대학의 졸업 시기를 맞이하여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하동 출신인 박동영 씨는 1987년 2월 경남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창원에서 20여 년간 개인사업을 경영했다. IMF 외환위기 때 사업을 접고 아내의 고향인 산청군 단성으로 낙향했다. 농업 지식이 전혀 없던 박동영 씨는 경남농업기술원에서 개설한 농업마이스터과정에 1기생으로 등록하여 딸기과정을 2년간 배웠다.
“딸기에 전념하면서 자가 육묘를 하는 과정에 변이 딸기(만년설)가 발견되어 국립종자원에 국내 1호 흰딸기로 등록했습니다. 이때 좀더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육묘를 연구하기 위해 경상국립대 대학원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박동영 씨가 2018년 경상국립대 대학원 작물생산과학부 원예학전공에 입학한 사연이다.
박동영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딸기 3품종의 성숙 단계에 따른 호르몬과 단백질체의 발현 차이(Difference in Expression of Hormone and Proteome according to the Fruit Ripening of Three Strawberry Cultivars; 지도교수 강남준)’이다.
딸기 3품종(만년설, 설향, 파인베리)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호르몬의 변화를 분석하고 각종 단백질을 분리 분석한 내용으로, ‘만년설’ 딸기의 유용한 성분을 검증하기 위해 ‘설향’과‘ 파인베리’를 대조군으로 활용했다.
산청 출신 하만연 씨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51살에 경상국립대 식물과학과에 진학하여 2021년에 졸업하고 곧바로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리포트 제출, 세미나 프레젠테이션 발표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적 부담이 커서 힘들었다.”라고 말하는 하만연 씨는 “늦은 나이에 학부에서부터 함께 공부한 동기들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늘 소통하면서 강의 마치고는 간단히 차도 마시며 엠티 다닌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한다.
하만연 씨의 석사학위 논문은 ‘과실의 색이 흰색인 파인베리 딸기 품종을 이용한 딸기 신품종 육성(Breeding of New Strawberry Cultivars using 'Pine berry' Variety with White Fruit Color; 지도교수 강남준)’이다.
과실이 희고 향기가 좋은 ‘파인베리’와 과실의 당도·경도가 높은 ‘매향’을 모본(母本) 또는 부본(父本)으로 하여 과실의 색이 희고 품질이 좋은 새로운 딸기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실험한 내용이다.
부부의 지도교수인 원예과학과 강남준 교수는 “고생 끝 행복 시작, 두 분의 학위취득을 축하드립니다. 학위과정 중에 보여준 농업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잃지 말고 더 앞서가는 농업인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이들 부부의 학위취득을 축하, 격려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