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완 의령군수는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진주지사와 의령지사의 통폐합과 관련해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오 군수는 전국 두 군데 시범지구에 의령이 포함된 것을 두고 "의령군은 한전의 실험 쥐와 정치적 술수"라며 강렬히 반발했다.
지난 7일 의령군청 군수실에서는 한전 본사와 경남본부 직원 6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만남은 한전이 전력사업 광역화로 의령지사에 대한 통폐합에 대한 의령군의 협조를 얻고자 요청해 진행됐다. 의령군은 한전의 의도와 달리 통폐합 철회를 관철하기 위해 만남에 응했다.
예상대로 이날 만남에서 양측은 의령지사 통폐합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오 군수는 우선 한전이 공기업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처사이자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품위와 책임을 망각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지역민과 조금의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급작스레 추진하는 이번 통폐합은 원천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군수는 "부채에 흔들리는 공기업이 작은 도시 의령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둔갑해 의령군에 술수를 부리고 있다"라며 다소 수위 높은 발언으로 한전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어 "인구수, 전력 판매량 등 의령보다 하위 지역이 전국에 20곳 가까이 있다. 한전이 의령을 통폐합 지역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표현했다.
한전은 의령이 시범지구에 선정된 것에 대해 인구수, 교통량, 업무량, 생활여건 등 여러 요소가 고려됐음을 밝혔다. 한전 측은 "통폐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광역화로 효율화를 가져와 의령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한전이 의령에 남길 바란다는 절절한 호소도 이어졌다. 오 군수는 "소멸 위기 의령을 위해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미화 부군수도 "효율성뿐만이 아니라 한전이 의령군민에게 주는 상징성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