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농사의모든것] 공동선별장의 필요성
[블루베리농사의모든것] 공동선별장의 필요성
  • 유병부
  • 승인 2021.08.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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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만 평의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는 필자는 해마다 공동선별장의 필요성을 고민해왔다. 나의 농장에서만 10여 톤 블루베리가 쏟아져 나왔지만 대형거래처 입장에서 보면 물량이 부족한 점과 소매판매의 한계성으로 인해 블루베리는 공동선별장이 정답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작년부터 농업회사법인 고운동의 이름으로 공동선별장 운영을 시작했다. 시중에 유통되어 있는 블루베리들의 좋지 않은 품질을 보고 충격을 받아 생각보다 1~2년 빨리 시작한 것이다.

10여 곳 농가가 모이면 대형거래처와의 계약이 가능하며, 품질에 대한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시작한 공동선별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현재 나를 포함한 산청지역 농가들의 블루베리 물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인력을 구하지 못해 품질이 내려갔다. 공동선별장은 이런 고민을 바로 해결해줬다. 또 개별 농가들이 계약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대형거래처들과의 계약도 연이어 성사됐다.

20~30톤에 달하는 공동선별장 물량을 본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마켓과들도 계약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덩달아 공동선별장에 납품하는 농가들도 늘어났다. 단가 또한 소매판매보다 10~20% 정도 낮은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단가도 세부내용을 보면 낮아진 것이 아니라 볼 수 있다. 농가 입장에선 인건비, 선별비, 박스 등 부자재 등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소매판매 특성상 전화응대 및 리스크관리를 하는 스트레스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공동선별장에 블루베리를 납품하는게 이득이라 볼 수 있다. 개별포장을 하지 않고 벌크채 납품할 수 있는 것도 큰 메리트다.

대형거래처 입장에서는 소규모 농가와의 거래시 품질 및 물량 관리가 부실했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공동선별장이 활성화되면서 대형마트 등은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했고, 품질 관리 또한 최종 확인만 하는 수준이 되어 윈윈할 수 있게됐다.

따라서 내년, 그리고 후년에는 산청지역뿐 아니라 많은 지역에서도 공동선별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블루베리 농장의 미래라고 본다.

농업회사법인 고운동 유병부 대표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