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민 칼럼] 작은학교 살리기와 함께 과밀학교에도 관심을...
[노정민 칼럼] 작은학교 살리기와 함께 과밀학교에도 관심을...
  • 노정민
  • 승인 2021.08.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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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민 진주시 장재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노정민 진주시 장재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얼마 전 언론에서 '작은학교 지원'을 위해 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이 손을 맞잡았다는 글을 보았다. 경남교육 정책방향인 ‘작은학교 살리기’는 많은 학부모들이 알고 있고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은학교 만을 위한 지원이나 관심은 진주 초장지구 학교처럼 과밀학급 학교에 대한 교육 불균형과 형평의 문제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장재초등학교는 2015년 이전만 해도 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있다가 초전도심지 개발 계획과 함께 현 위치에 27학급으로 이전설립 하였다. 그러나 당국의 유입인구 예측 실패에 따른 학생수 증가로 지금은 불가피하게 운동장 절반 정도는 교실 확충을 위하여 볼품 없이 내어 주고 말았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그 만큼 사라진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 했는데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당면한 문제 해결에 급급하여 겨우 몇 년 앞을 생각지 못하여 공동주택의 급격한 인구유입에 따른 학생수 증가는 대처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장재초등학교는 2021년 현재 53학급, 1,300여 명으로 선생님 1인당 학생수 21.4명은 진주 평균 18.2명 보다 높고, 나아가 경남 평균 17.3명을 휠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급식 한 번 하려면 점심시간 이전부터 줄을 서야 되고 3급식이란 학부모들도 잘 모르는 새로운 급식 방식도 생겨났다. 또한 보통교실 부족에 따른 방과 후 과목 축소 등으로 코로나19 시대의 돌봄 기능 약화 등 교육의 질적 저하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무교육 체제하에서 장재학구 학부모들은 학생수 많은 학교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광역학교 확대 등을 통하여 학생 일부가 작은학교로 빠지기는 하였으나 과밀 학교 입장에서는 미미한 정도이고, 반대로 작은 학교는 갑자기 전교생 수만큼 학생이 늘어나다 보니 학생 1인당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갑작스런 학생수 증가로 인한 예산 부족과 이에 따른 학교의 미숙한 대처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지 않았던가!

장재초등학교는 2022학년도에 2학급 증설 계획이 있어 지난 해 교육당국과 교실 부족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였으나 뚜렷한 답변이 없었다.

담당자는 “증설도 신축도 어려운 구조이며 어떻게든 일반 교실들을 잘 이용해 보겠다” 또는 “인구감소로 인한 학생수 감소가 예상되니 몇 년 후에는 교실이 남을 것이다”는 무성의한 답변들만 했다. 

미봉책 같은 해결이 아닌 근본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을 열악한 교육환경의 피해자로 만들 수는 없지 않는가? 적극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필자는 호소한다.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전교조에서 내건 현수막에 “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로 줄이면..” 거리두기 되고! 등교수업 하고! 교육격차 줄고! 라는 문구를 본 기억이 난다. 필자와 같은 학부모는 20명 이하의 감소까지 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과밀학교의 해소로 학생이 학생답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필자가 학교운영위원회 진주협의회장을 하면서 내세운 기치도 진주교육의 균형 발전과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과밀학교 해소였다.

친구들과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운동장, 서둘러지 않아도 되는 즐거운 점심 시간, 당연한 것들이 어느 날부터 희망 사항이 된다는 것이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다. 교육당국에서는 어른들의 수치적 논리에 의한 접근 방법은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작은학교 살리기도 중요하지만 조속히 과밀학교 해소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 주길 바란다.

노정민 진주시 장재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 (전) 학운위 진주지역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