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상승에 경남 지역 소규모 건설사들 비상
원자재 가격 상승에 경남 지역 소규모 건설사들 비상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1.07.2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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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비교 철근 가격 약 50% 상승
네이버 건설 관련 카페 캡처
네이버 건설 관련 카페 캡처

경남 진주시와 사천시 등 서부경남권 소규모 건설사들이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실상 노마진 공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말 톤당 70만원(SD400, 10mm) 수준의 철근 가격은 올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상황이며, 목재 및 인건비 등도 가파르게 올라 소규모 건설사들은 다가구주택, 목조주택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 건축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주시 소재 A건설은 원룸(다가구주택)을 주로 짓는 업체다. 그동안 고객의 요청에 따라 건축 시공을 하기도 했지만 직접 지어 저렴한 가격에 매매해 마진을 남기기도 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만 해도 직접 건축한 원룸 20여채는 준공 후 약 6개월 안에 대부분 매매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코로나19 확산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건축비가 올라 사실상 건축을 중단했다.

A건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옵션포함 평당 450만원 수준의 원룸 건축비용이 올해 평당 600만원 수준까지 올라갔다. 철근, 목재와 관련된 모든 원자재가 올랐으며, 특히 철근은 돈을 줘도 제때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지금은 원룸이나 주택을 짓는거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것들을 사서 리모델링하는게 훨씬 저렴하다. 최근에 2019~2020년 원룸들 가격이 오르지만 그래도 신축보다는 10~15% 저렴하다. 소규모 건설사는 사실상 답이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사천시 소재 B건설은 철근콘크리트 관련 전문건설업체로, 관급공사 및 소규모 주택 건축이 주요 사업 분야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이전엔 분기별로 1~2건의 관급공사와 입찰, 그리고 주택 건축 계약도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현재는 주택 건축, 즉 사급계약에 대해선 진행 자체를 할 수 없다. 특히 철근 및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문제로 인해 시기를 놓치는 순간 바로 적자 전환되는 상황으로, 계약하면 할 수록 손해다.

또한 B건설은 믿었던 관급공사에도 부정적이다. 관공서가 발주하는 공사에 철근 등 원자재 가격 상승분 반영이 현저히 부족해 마진율이 50% 이상 낮아진 상태다. 2000만원 수의계약 공사를 진행하면 기존 20~30%에서 현재는 10% 미만의 마진율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관공서에 사정할 수도 없다. 사급공사에 비하면 관급공사는 적자는 아니며, 혹시 공무원 비위를 거슬리면 안그래도 어려운 회사 운영이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B건설 관계자는 “지금은 그냥 건축을 안하는게 고객과 업체에게 서로 이득이다. 예전에는 마진이 별로 없어도 인건비를 돌리자는 생각에 계약을 했는데 현재는 그렇게 하는 순간 부도 위기다. 관급공사로 버티다가 원자재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수 밖에 없다. 직접 상가주택을 건축하기 위해 매입해둔 토지도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주시 한 대형 공인중개사는 "신축할 토지 구하는 사람 자체가 확 줄었다. 오히려 기존 원룸, 주택들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2019년식 토지 50~60평, 총평수 100평 기준 원룸이 6억에서 7억으로 상승, 토지 70~80평, 2층 상가 주택 5억에서 6억으로 올랐다. 그래도 신축보다 훨씬 저렴하다. 매입 후 리모델링을 해도 신축 가격보다 15% 이상 저렴하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야 건축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