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고향 찾은 귀성객 가득,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산청군 고향 찾은 귀성객 가득, 5인 이상 집합금지는?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1.02.1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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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설 명절 기간에도 계속됐지만 시골 마을 곳곳에는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설 명절 기간에도 계속됐지만 시골 마을 곳곳에는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설 명절 고향 방문을 자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산청군에 귀성객들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부 정책과 반대로 관내 여러 마을에는 고향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까지 걸려있는 상황으로, 귀성객들은 ‘부모 눈치’에 어쩔 수 없이 가족들과 함께 고향을 방문했다고 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산청군이 고향이다. 보수적인 부모님 뜻에 따라 평소 명절마다 장시간 운전해 고향을 방문했다. 산청에 거주하는 부모님과 타지역에서 고향을 찾는 동생 부부까지 합치면 보통 10여명이 모였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설 명절에도 집합금지 조치가 계속되자 A씨는 아내와 의논해 부모님에게 고향 방문을 자제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A씨 부모님은 명절에 고향에 오지 않는 것은 불효라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어쩔 수 없이 동생네 가족과 함께 고향에 방문했지만 A씨는 현재 상황에서 법을 어기면서까지 10여명이 모여 차례를 지내는 것 자체가 괜찮은지 의문이다.

A씨가 근무하는 대기업에서 설 연휴 기간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지속적으로 언급해왔기에 만약 고향 방문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다면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 또 아내 눈치가 보이는 건 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에 방문한 A씨와 동생 부부는 부모님을 보고 반가운 것은 잠시,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A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맞벌이 부부다. 아내도 같은 회사에 다닌다. 그런데 부모님이 내려오라고 해서 거절을 못하고 내려왔다. 10여명이 모여 차례도 지낸다. 범법행위인 걸 알고 있지만 부모님이 서운함을 내비쳐 어쩔 수 없이 왔다. 차라리 언론이나 관공서 등에서 설 명절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B씨는 “자식들에게 방문하지 말라고 얘기한 집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집들도 있다. 정부에서 집합금지를 연장했지만 설 명절에는 아무래도 봐주는 느낌이 많다. 혹시 신고 당할까봐 한 집에 차를 여러대 주차하지 않는 등 눈치는 보면서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