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중계기 설치 “왜 임대아파트에만...”
이동전화 중계기 설치 “왜 임대아파트에만...”
  • 김성대 기자
  • 승인 2019.02.1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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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혁신도시 LH임대아파트 10단지
입주민 “임대아파트에만 설치 답답”
통신사 “와이파이보다 전자파 약해”
진주시 “시는 점유 허가만 내줄 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하는 진주혁신도시 NHF 10단지 입주민들이 이동전화 중계기 문제로 뿔이 났다.

지난해 4~5월에 입주한 10단지 주민들은 아파트 인근에 중계기가 설치돼 있는 사실을 모른 채 들어왔다. 설치된 중계기는 10단지 1004동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주민들은 중계기 전자파 영향으로 보이는 두통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통신사 측은 중계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와이파이보다 약하다고 말하고 있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진주혁신도시 LH임대아파트 10단지(왼쪽건물)와 타워형 이동전화 중계기(오른쪽전주)의 거리는 10미터 안팎이었다. 사진=김성대 기자.

중계기 설치 문제는 지난해 12월 통신사와 10단지 주민들,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이 참여한 공청회 때 처음으로 공론화 됐다.

10단지 주민인 제보자 A씨는 “충무공동 혁신도시에서 아파트 단지 내 중계기가 설치된 곳은 임대아파트인 3단지와 5단지 단 2곳 뿐이다. 왜 다른 분양아파트들엔 설치하지 못하고 꼭 임대아파트에만 설치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게다가 1004동 옆(후문 입구)에 있는 타워형 중계기는 원래 8, 9단지를 위해 8, 9단지 공원에 설치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안다. 10단지와 무관한 중계기란 얘기다. 그런데 10단지 코앞에 있다.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10단지 주민 B씨는 “통화 품질이 살짝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통화권 이탈까지는 아니다. 아이들 건강도 걱정되고, 우리 단지도 인근 분양 아파트들처럼 중계기를 주변 상가에 설치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단지 입주민 C씨도 “1년 반 정도만 기다리면 바로 옆 주상 복합 건물에 중계기가 들어올 텐데 굳이 10단지 내에 중계기를 설치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지난번 공청회 때 통신사 대표들은 ‘친환경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강 건너편 공원에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그러면 전파가 물을 타고 흘러가서 안 된다'는 둥, '강과 강 사이 골이 넓어 전파가 안 넘어온다'는 둥 핑계 대기에만 급급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통신사 측 말은 조금 다르다. 미디어팜과 전화 연결이 된 한 통신사 관계자는 “8, 9단지만 쓰는 게 아니고 세 방향으로 3사 통신사 이용자들이 모두 쓴다. 중계기 시설은 공원 부지 점유에 속해 시청 허가를 받아 한국전파진흥원이 세운 것이고, 통신사들은 거기에 장비만 들여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며 “임대아파트 근처에만 세우는 게 아니라 예컨대 8, 9단지 사이 조그만 통로에는 아예 전주를 심어두었다. 중계기가 가깝다면 8, 9단지가 더 가까운 셈이다. 평거 엠코타운 더프라하에도 전주를 박아둔 곳이 세 군데 있다. 이런 곳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할 수가 없다. 유심히 보지 않아 보이지 않을 뿐이지, 중계기들은 곳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 이동전화 중계기설치 검토' 건으로 치른 혁신도시 NHF 10단지 임차인대표회의 1월 정기회 결과.

중계기의 전자파 유해성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LTE 같은 주파수 규격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쓰는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희는 전파진흥원의 전자파 측정을 통과해야만 장비를 쓸 수 있다. 전자파 측정 자료는 정부에서 지정한 ‘라파’라는 기관 사이트에 접속해보시면 얼마든지 열람할 수 있다. 솔직히 중계기에선 와이파이보다 약한 전자파가 나온다. 라파에서 나온 관련 자료를 드려도 주민들은 잘 안 믿으신다”고 말했다.

중계기 설치 허가를 내준 진주시 관계자는 “이동전화 중계기는 신도시가 구성되면 어디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화가 터지질 않는다. 중계기 설치는 시에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저희는 점유 허가만 내줄 뿐이다. 말씀 하신 중계기는 정식으로 허가를 냈기 때문에 저희로선 뭐라 드릴 말이 없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앞으로 허가를 내줄 땐 허가 후 민원 발생 가능성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혁신도시 타 분양아파트에서 실시한 동대표회의 결과 공고문. 제일 아래 "이동통신 3사 중계기 설치의 건: 혁신내 타아파트 설치사례 없어 부결함"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한편, 진주혁신도시 NHF 10단지 입주자들은 단지 내 중계기 설치 찬반을 놓고 2월 11일부터 5일간 주민 투표에 들어갔다.

김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