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문화원, 코로나19 시국에 원장 펜션에서 송년 행사 개최
하동문화원, 코로나19 시국에 원장 펜션에서 송년 행사 개최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12.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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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모범 보여야 할 하동문화원이 앞장서서 행사 개최

하동문화원 “21명 참석했으며, 식사도 했다. 제보자 찾아 낼 것”

하동군 “식사까지 한 줄 몰랐다. 단순한 시상, 수료식인 줄 알았다”

문화원장 "밥도 못 먹냐. 우린 잘못한 거 없다. 축소해서 했다"
하동문화원 (사진=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하동문화원 (사진=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하동문화원이 코로나19 1일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1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송년 행사를 개최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에서 매일 재난 문자 등을 통해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군민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문화원이 오히려 앞장서서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송년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에 대해 문화원장 책임론까지 대두되는 실정이다.

21일 하동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 문화원장 소유 하동읍내 모 펜션에서 2020년 문화원 가족 송년 행사를 가졌다.

문화원 관계자 및 하동군 공무원 등 약 2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는 문화학교 운영 수료식과 시상식에 더해 집단감염 위험이 큰 식사도 함께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하동문화원 송년 행사가 열린 12월 18일은 인근 진주시와 사천시를 넘어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105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날이다.

이에 따라 군민들의 희생이 강요되는 이 시기에 아직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송년 행사를 개최한 하동문화원장 및 관계자들과 이를 동의하고 해당 행사에 참여한 공무원들로 인해 하동군에서는 11월에 이어 다시 한번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여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하동군민 A씨는 “50명 미만 모임이 가능하다 해도 정부에서 친인척 모임까지 자제를 당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지역 원로들이 많은 하동문화원에서 앞장서서 송년 모임을 개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하동군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행사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 군에서는 자제 요청을 했다. 그런데 문화원에서 연말이고 하니 아쉬워서 진행을 하겠다고 했다. 최소한으로 해달라고 했다. 시상, 수료식만 간단히 할 줄 알았지 식사까지 한줄은 정말 몰랐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관공서 등이 폐쇄조치 되어 행사장을 구할 수 없어 문화원장 소유 펜션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동문화원 관계자는 “21명 정도 참석했다. 20명 정도 식사했다. 그런데 왜 이런 취재를 하느냐. 제보자를 찾아야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는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행사를 개최한 것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강태진 하동문화원장은 "모임 자제 등을 당부한 것을 알고 있다. 송년 행사 개념이 아닌 지역을 위해 애쓴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자리다. 매년 200명씩 모이는 행사를 간단하게 20여명으로 축소시킨 게 자제 아니냐. 우리는 잘못한 거 없다. 식사도 못하냐"고 말했다.

다른 단체들도 행사 등을 취소하거나 보류하고 있다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강 원장은 "29년을 해왔던 행사를 왜 하면 안되느냐. 코로나 수칙을 지키면서 했다. 해야 되는 걸 한거다. 자제 안 한게 어딨냐. 우린 다 자제했다"고 밝히며 "함부로 기사 쓰지 말라. 우린 할만한 걸 했다. 우린 틀린 거 없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하동군에서는 37번, 38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소독 및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