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하대동 주민자치위원장 “코로나19 상황에 놀러 가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
진주시 하대동 주민자치위원장 “코로나19 상황에 놀러 가는 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8.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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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동장 “잘못됐다고 생각해 말렸지만 조심하겠다고 해서 인정”
지역주민들 “예약되었다고 다 가나. 시민들도 불편 감수하고 있다”
하대동행정복지센터 전경
하대동행정복지센터 전경

진주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조규일 시장이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하대동 주민자치위원회가 22일 사천과 고성으로 야유회를 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조규일 시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비해 경각심을 가지고 차단을 위해 전력을 쏟을 계획”이라며 “시민 모두가 동참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제보에 따르면 22일 하대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회장 및 회원 10여명과 함께 오전 9시경 야유회를 이유로 사천시와 고성군으로 출발했다. 야유회를 가는 오전에는 행사를 말려야 하는 지역구 시의원과 도의원이 출발지를 방문해 이들을 배웅했다.

이번 야유회는 하대동행정복지센터의 동의 아래 이뤄진 것으로, 주민자치위원 12명뿐 아니라 하대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야유회를 간 하대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 중 기간제 직원을 제외한 동장 및 담당공무원은 사천시에서 하차한 것으로 알려져 책임 회피 차원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을 계도하고 솔선수범해야하는 주민자치위원들이 오히려 진주시의 당부를 무시하고 야유회를 주도한 것에 대해 주민자치위원장은 “다른 단체도 다 갔는데, 왜 우리만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 “주민자치위원회가 놀러가는게 뭐가 그렇게 잘못이냐”고 반박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진주시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 시의원과 도의원도 아침에 와서 다 배웅했다. 미리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했다.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고 말했다.

하대동장은 “이 시국에 놀러가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말렸다. 그런데 미리 계획된거라고 해서 일단 출발했고, 중간에 담당자와 함께 삼천포에서 내렸다. 취재가 시작해서 내린 게 아니라 직원과 함께 삼천포에 갈 일이 있어서 중간에 내린 것이다”고 말했다.

해당 시의원은 “이게 무슨 큰일이냐. 미리 계획되어 있는 일이었다. 마음대로 해라”고 밝히는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대동 주민 A씨는 “예약이 되어 있다고 다 가나. 시민들도 금전 손해 감수하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국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이다. 주민자치위원장의 평소 자질에 논란이 많았는데 지금보니 왜 말이 나온지 알겠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