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도·군의원, 코로나19 사태에도 평일 낮 골프회동
함양군 도·군의원, 코로나19 사태에도 평일 낮 골프회동
  • 김시원 기자
  • 승인 2020.03.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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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관에 협력해 일반인들까지 코로나19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데 공인이 너무 심하다”

임재구 경남도의원 “다들 이 시기에 적절치 않다고 해서 회원 30여 명 중 2개조만 라운딩”

이영재 함양군의원 “골프비 결제 A씨, 현직 JCI 회장으로 매형이 운영하는 건설업체 근무"
지난 13일 임재구 경남도의원과 이영재 함양군의원을 비롯한 JCI 현역ㆍ특우회원들이 골프회동 후 함양읍내 모 식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임재구 경남도의원과 이영재 함양군의원을 비롯한 JCI 현역ㆍ특우회원들이 골프회동 후 함양읍내 모 식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지자체들이 비상시국을 맞은 가운데 지난 13일 오후 1시경 함양스카이뷰CC에서는 평일 낮에도 불구하고 함양군 지역구 도의원과 군의원이 ‘JCI 현역·특우회 합동 월례회’라는 명목으로 골프회동을 가진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함양군에서는 여러 사회단체들이 군민들을 위한 면 마스크를 직접 제작하는 등 민관이 힘을 모아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로 모범을 보여야 할 임재구(미래통합당·함양군) 경남도의원과 이영재( 더불어민주당·가선거구) 함양군의원이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나 여·야 구분 없이 광역·기초의원들의 자질문제까지 도마위에 올랐다.

또한 이들과 함께 골프회동을 가진 JCI는 그 신조로 ‘인류에의 봉사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사업’임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부적절한 시기에 현직 도·군의원들과의 골프회동을 가져 비난 여론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함양군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서춘수 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이날 현재 10여 명의 인력이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며 예방·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일부 공무원들은 비상시국임을 인지하고 주말도 반납한 채 근무를 하고 있는 상태다.

더군다나 골프회동에 대한 제보를 접한 취재진이 이들의 티업 후 즉시 취재에 나섰으나 말로는 부적절하다고 하면서도 이에 개의치 않고 18홀까지의 라운딩을 마친 후 약 20여 명이 저녁식사에 반주까지 곁들인 후 늦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식사자리를 마친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골프회동을 비롯한 모임이 적절치 않은 이유로는 ▲도·군의원을 비롯한 JCI 회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비상시국 골프회동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골프비의 건설업체 관련자 개인카드 결제 ▲취재에도 불구하고 도·군의원의 라운딩을 마치고 식사(술)자리 합석 ▲총선을 30여일 앞둔 시점의 회동에 대한 의혹 다중이 군집하는 행사 자제 권고에도 강행 등이 거론된다.

 

임재구 경남도의원(좌), 이영재 함양군의원(우)
임재구 경남도의원(좌), 이영재 함양군의원(우)

뿐만 아니라 골프비를 비롯한 제반 식대 등도 건설업에 종사하는 현직 회장 A씨의 개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밝혀져 접대논란에 대한 합리적 의심까지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영재 군의원은 “개인카드로 골프비를 결제한 A씨는 현직 회장으로 매형이 운영하는 건설업체에 근무하고 있는데 선 결제 후 회비에서 청구하면 된다. 라운딩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게 되는데 거기서도 A씨가 결제할 것이다. 수의계약 또는 하청관련 접대를 받은 것은 아니고 저도 건설업을 하고 있지만 오해의 소지는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대가성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관련업체에 대한 수의계약 내역 등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마저 들린다.

임재구 도의원은 “영업차원에서 다녀왔으니 이해해 달라”며 “계산은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회비로 했을 것 같다. 다들 이 시기에 적절치 않다고 해서 회원 30여 명 중 2개조만 참석하게 됐다.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도 있었고”라며 에둘러 변명했다. 또한 임 의원의 경우 차기 지방선거에서 함양군수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함양군 한 주민은 “함양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민관이 힘을 모아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중이다. 그걸 지휘해야 하는 도·군의원의 평일 낮 골프모임은 결코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