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청에서 친환경 바나나 농사를 짓는다 (2)
나는 산청에서 친환경 바나나 농사를 짓는다 (2)
  • 강승훈
  • 승인 2020.02.05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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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4-H 강승훈 회원
산청 4-H 강승훈 회원

지난호에 이어...

생산된 바나나의 판로에 대해서도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파프리카를 생산해 판매했던 경험은 바나나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공판장을 통해 쉽게 판매할 수 있는 파프리카와는 달리 바나나는 모든 거래처를 제가 직접 뚫어야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제주도가 아닌 『육지1호』라는 것 때문에 언론에 많이 노출 되었고 그 영향으로 개인주문도 많이 발생하였고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산 첫해에는 산청군과 경남농업기술원 강소농지원단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강소농지원단 위원님들과 함께 경남도청 서부청사에 직접 가서 바나나를 현장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 각 부서를 돌면서 맛보여 드리고, 즉석에서 주문서를 받아 택배로 배송해드리면서, 직거래 고객을 확보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하루에 수백통 전화를 하고 미친 듯이 발로 뛰었지만 총 생산량의 80%만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생산2년차인 현재는 저의 노력과 경상남도와 농협, 산청군의 도움으로 좋은 납품처를 많이 확보하게 되어 판매에는 어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주 거래처는 농협 물류를 통한 하나로마트 납품, 학교급식센터납품 (부산‧경남과 경기도 일원), 군대납품입니다. 나머지는 온라인 직거래와 소매상인들에게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 수입바나나, 게 섯거라!!!

바나나를 재배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수입바나나의 가격이 이렇게 싸게 많이 들어오는데, 바나나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라는 말입니다. 물론 저도 가격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수입바나나로는 절대 충족시킬 수 없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바나나의 국산화를 시도하였습니다. 틈새시장의 Key-Word는 『친환경-믿고 먹을 수 있다!』로 잡았던 겁니다. 수입산 바나나 중에도 유기농이 있다고는 하지만, 수입과정에서 소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약품이 닿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산의 경우에는 친환경 요건 자체도 외국에 비하여 엄격할 뿐만 아니라,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바나나를 생산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웰빙(Well-Being)의 시대에 필요로 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그 시장에 적합한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면 수입산에 대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만 했다.

농장을 처음 개원할 때 목표매출액은 평당 10만원, 영업이익율 55%였습니다. 현재 농장의 규모가 7천평이니 목표매출액 7억원에 경영비 45%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영업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 지금은 하우스 2개동인데, A동은 작년태풍 때 침수를 겪으면서 나무들이 수해를 입어 수확량이 55%밖에 안 되어, 거의 비용만을 충당하는 상태입니다. B동은 현재 수확중이며 3억 원 대의 매출이 예상되어 올해는 전체적으로 약 4억 후반에서 5억 원의 매출이 예상됩니다.

7,000평의 농지와 시설하우스 설치비용, 한겨울의 난방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운영자금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마치 빚쟁이가 되어 쫓기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와중에도 청년창업농에 선정된 것과 주변 분들의 격려와 응원,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버텨나갈 수 있었습니다.

■ 청년창업농에 선정!

청년창업농에 선발되면서부터 5개년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1,2년차에는 비닐온실 건축과 생산 안정화, 3년차에는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자가육묘를 통한 매출로 부가수익을 창출하는 것. 4년차에는 체험농장운영과 바나나 재배관련 교육을 수행하는 6차산업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이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향후 사소한 사업변경을 있을지라도, 목표로 잡았던 계획을 달성할 것이다. 내후년(2021년)에는 5,000평 규모의 바나나온실 1개동 추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12,000평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연매출 12억~14억 원을 달성하고 싶습니다. 매출규모도 증가시키고, 비용절감을 통해 영업 이익률을 현재의 55%인 것을 60% 이상으로 끌려 수익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려고 합니다.

■ 약이냐, 독이냐?

청년창업농 지원제도에는 3억 원의 융자제도가 있습니다. 많은 사전 준비를 하거나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 상태에서 융자를 받게 되면 약이 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받으면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융자금은 3년 거치, 7년 상환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4년차부터 원리금 4천 여 만원을 매년 상환해야 합니다. 원리금 상환을 하면서 생활비도 지출해야하고 농장운영비까지 충당해야 하는데, 초기 융자금 3억 원으로는 그러한 수준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가능한 규모의 영농시설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약이 되는 융자가 되려면 확실한 영농계획과 탄탄한 준비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 바나나에는 없는 것이 있다.

제 경험으로는 바나나라는 품목은 농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리스트에서 제외되어 있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재배기술에서부터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저의 힘으로 해야만 했었습니다. 바나나가 지원 가능한 품목 리스트에 없어서 행정기관이 사전적으로 지원이 힘들기 때문에 사후적으로라도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개선이 된다면, 준비된 농가 또는 기반마련이 이루어져 가는 농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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