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만학으로 새로운 인생 개척’

65세에 일본어 문학사 학위…해외여행 가이드 꿈 계획

2022-02-19     김시원 기자
65세

“인생 100세 시대 아닙니까. 만학의 나이이지만 대학에서 공부한 일본어 실력으로 해외여행 가이드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울산대학교 제49회 학위수여식에서 일본어·일본학과 졸업 김운제 씨는 65세 나이로 문학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축산농가에서 13마리의 소를 키우는 그가 100세 시대 인생 다모작으로 계획한 해외여행 가이드 꿈을 대학공부를 통해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김 씨가 일본어를 접한 것은 현대자동차 재직 때 휴가를 내어 일본 낚시여행을 준비하면서이다. 독학으로 공부한 일본어 실력이 현지에서 제대로 통하지 않자 보다 체계적인 학습을 위해 51세 때인 2008년 울산과학대학 관광통역학과 야간에 입학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12월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하고 이듬해 62세에 울산대학교 일본어·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김 씨의 첫 학기 성적은 4.5 만점에 2점대였다. 의욕이 앞서 젊은 학생들과 똑같이 신청한 18학점을 모두 공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다음 학기부터는 12∼13학점을 신청해 <현장학습 일본어발음> 과목은 A+를 받는 등 4점대의 높은 성적을 얻었다. 졸업 최종성적은 34명 중 12등이었다.

그는 재학 중 일본어를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에 대학생활 동안 친구, 지인들과의 만남도 끊었다. 그렇게 책상 앞에만 앉아있다 보니 무릎 고관절염이 생겼고, 체중도 10kg 이상 늘었다. 건강 회복을 위해 지난해 1학기는 휴학하고 2학기에 공부를 마쳤다. 대학생활 중 국외여행인솔자 자격증도 취득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는 날 일본 낚시관광 전문 가이드로서의 꿈을 펼칠 계획이다.

김운제 씨는 “많은 수의 과목을 젊은 학생들처럼 모두 공부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졸업학점 130학점을 채우기 위해 한 학기를 더 하더라도 제대로 공부하기로 하고 수강과목 수를 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과목을 줄였지만 60대가 20대의 머리를 따라잡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공강 시간에는 학교 북카페에서, 귀가해서는 밤 12시에서 새벽 1시까지 틈만 나면 책과 씨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학생들은 서너 번만 공부해도 외우는데, 저는 스무 번 이상 반복 학습을 해야 겨우 외워지더라고요. 그래서 귀가해서는 소에게 여물을 주고나면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고 회상했다.

김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