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모 아파트 ‘입대위-입주자’ 갈등 심화

입주자 "입대위, 왜 입주자를 무시하나" 입대위 "우리는 입주자들 편, 규정대로"

2019-03-29     조현웅 기자
사천

사천에 위치한 모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불투명한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 측은 수시로 운영에 대한 공지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모든 안건에 대해 공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26일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아파트 안건처리에 있어 주민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점 ▲주민들과 반목하고 있는 관리소장이 업체가 변경됐음에도 고용승계가 된 점 ▲635세대가 살고 있지만 동대표가 4~5명으로 적어 주민의견 수렴이 힘든 점 ▲635세대에 총 16명의 관리업체 직원이 근무해 관리비가 과도하게 높은 점 등을 지적하며 입대위가 대부분 문제를 마음대로 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주민 A씨는 미디어팜과의 인터뷰에서 “입주자대표회의에 주민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관리소장의 고용승계는 입주자 의견이 반영된 부분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우리 아파트에서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비원이 일찍 발견한 덕분에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화재 당시 무전기를 통해 관리소 당직자에게 긴급 상황을 알려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위급상황에 대비하려는 당직자가 이 무슨 짓인가. 또한 화재현장 사후처리에도 관리소장이 주축이 아닌 경비원과 미화원이 정리할 뿐 관리소는 미흡한 대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주민들은 오는 4월 아파트관리 업체와의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다른 업체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관리소장이 고용승계 된다는 것을 들었다. 화재가 났음에도 현장에 한 번도 모습을 비추지 않았던 무책임한 관리소장을 어떻게 믿고 살아가냐”며 “관리소장의 고용승계는 입주민을 무시하는 행동이다”고 분노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견제시를 위해 회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전화번호도 따로 공개되어 있지 않아 통화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입주민을 대표하는 단체인데, 입주민과의 소통창구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은 "입대위는 주민편에서 주민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마음대로 결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문제가 심각하다. 또 635세대 아파트에 관리업체 직원이 16명이나 근무해 관리비가 많이 나오는 것도 큰 문제다. 아파트 10동에 미화원 6명이 웬말이며, 관리소 직원들도 필요한 인력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 주장에 입대위 측은 사실과 다르며, 입대위는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입주자대표회장은 “관리소장의 고용승계는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결정된 부분이다. 이유는 시행사가 2차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우리 아파트 미분양세대에 대한 관리금을 미납하고 있어 아파트 재정이 힘든 상황이다”며 “시행사를 상대로 내용증명 등 법적검토가 필요한데, 입주자대표회 임원들이 직장인이 대부분이라 현 상황에 몰두하기 힘들다.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관리소장이 일을 도와주기로 해 고용승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장은 “시행사를 상대로 한 법적검토를 제외하고도 시행사에서 미납하고 있는 관리금이 약 1억원이라 아파트 재정이 없어 관리소장을 고용승계 하지 않는다면 퇴직금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회장은 관리비에 대해서도 “아파트 재정이 힘들어 최근 경비원 수를 감소시켰다”며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 대해 입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관리소장 고용승계 등이 3월 입주자회의에서 나온 내용이다. 아직 시행사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공지하기가 부담스럽다. 혹시나 공지를 했다가 내용을 전부 뒤엎어야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체납액 등 돈이 들어간 문제라 더 조심스러우니 궁금하신 입주민이라면 누구라도 직접 전화주시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