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뺑소니 교통사고 2차 가해자 "경찰이 처음엔 나보고 1차 가해자라 했다"
경찰 “이미 1차 통과 차량 확보해 수사 중이었다” 유족 “경찰은 내가 언급한 뒤에 1차 가해자 찾아” 유족 측 “자살 언급했다” 경찰 측 “그런 적 없다“
(속보=미디어팜 3월 6일자 ‘뺑소니 교통사고 사망 25세 청년, 경찰은 자살로 판단?’)
지난 2월 16일 오전 2시 30분경 진주에서 뺑소니 교통사고로 사망한 A씨(남, 25세) 유족들의 주장을 진주경찰서가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2차 가해자의 증언이 나와 유족들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차 가해자는 경찰이 본인에게 1차 가해자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를 풀이하면 경찰은 유족들이 직접 1차 가해자를 찾기 전까지는 2차 가해자를 1차 가해자로 보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반박글을 통해 존재 자체를 몰랐던 1차 가해자에 대해 '이미 수사 중'이었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진주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3월 6일 미디어팜에 보도된 해당 사건과 관련해 SNS 댓글을 통해 “기사 내용과 사실이 많이 다르네요. 경찰에서는 이미 1차 통과 차량 5대 확보 수사 중이었으며, 사망자 국과수 부검 의뢰하여 결과가 나오면 신병처리 예정이고, 신발은 CCTV상 보도에 벗어 놓은 게 식별되어 유족에 인계하였다”고 말하고 “경찰에서 자살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 댓글과 관련해 A씨 유족들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유족들은 경찰이 주장한 것처럼 이미 통과 차량 5대를 확보해 수사 중이었다면 유족에게 사건경위를 설명할 때 ▲1차 가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부분을 왜 언급하지 않았는지 ▲유족들에게 2차 가해자를 1차 가해자라고 말하며 그사람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말을 했는지 ▲유족들이 CCTV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기 전 약 5시간의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유족들은 “뺑소니범에게 5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증거인멸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냐”고 주장했다.
또 유족들은 “오전 2시 30분에 사고가 발생했지만 부산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아침 7시가 돼서야 진주경찰서에 도착했다. 이후 사건 경위를 듣고 CCTV를 돌려봤다”며 “ 경찰은 별다른 점은 없다고 했지만 내가 확인해보니 통과 차량 중 1대의 좌측 앞바퀴가 살짝 들리는 것을 보았다. 이를 두고 경찰에 문제를 제기했고, 차량 조회 등을 통해 1차 가해자를 찾을 수 있었다”며 유족들이 경찰보다 먼저 찾아낸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경찰의 자살 언급과 관련해서도 “사건경위를 설명할 때 확실히 들었다. 수사관 이름은 모르겠지만 얼굴 보면 바로 특정할 수 있다. 사건경위를 설명하던 수사관 3명 중 1명이다”고 말했다.
신발을 벗어 놓은 CCTV을 확보했다는 내용에 유족들은 “사건이 발생한지 1달이 넘어가는데 이제껏 영상이 있다면 왜 유족에게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수일 내로 진주경찰서에 찾아가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과 유족들의 주장이 갈리는 가운데 2차 가해자 증언이 나옴에 따라 유족들 주장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다음은 기자와 2차 가해자와의 통화내용이다.
▲1차 가해자를 유족들이 CCTV를 통해 발견한 것이 맞나.
-1차 가해자를 유족 삼촌분이 발견한 것이 맞다.
▲당시 상황이 어땠나.
저는 사고가 난 뒤 경찰 조사를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족들이 도착했고, 경찰이 사건경위를 설명했다. 설명했던 내용은 ‘수사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저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유족들의 요청으로 CCTV를 돌려보는 과정에서 유족 삼촌분이 통과한 차량 1대의 앞바퀴가 들리는 것을 지적하며 앞서 사고가 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에 유족들이 경찰에게 왜 1차 가해자를 확인하지 못했는지 언성이 높아져 저도 상황을 알게 됐다.
▲그전까지 본인은 1차 가해자 존재 여부를 몰랐나.
-경찰에서 아직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고, 확실한 것은 아니라 했지만 유족에게 저로 인해 사망했다고 말했고, 경찰이 저에게 1차 가해자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유족들이 CCTV 확인하기 전까진 저도 1차 가해자가 따로 있는지 몰랐다.
▲1차 가해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본인이 덮어쓸 수 있던 부분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수사과정 및 CCTV 등이 저에게 공개되지 않아 저는 경찰이 말하는 대로 협조하고 따르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경찰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1차 가해자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억울했을 것이다.
▲1차 가해자 발견 후 경찰에선 어떤 말이 나왔나.
-아직 수사 중이다. 확답 드린 것 아니다. 수사할 생각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사건발생 후 1차 가해자 확인까지 5시간 정도가 이미 흐른 상황인데.
-조사를 받느라 아침까지 경찰서에 있었는데, 자세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침 10시~11시 정도 되서야 1차 가해자가 온 것을 봤다.
▲시간이 지체됨에 따라 증거인멸의 우려도 있을 것 같다.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자살과 관련해 언급된 적 있나.
-저는 경찰서 테이블 쪽에 따로 대기하고 있어서 ‘자살’이란 말은 듣지 못했다. 제가 수사과정에서 들은 내용은 피해자 신발이 가지런히 벗겨져 있다는 것이다.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