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현장 조합장 되겠다!” 박찬균 산청농협 조합장 후보

92년 산청농협 합병 추진 및 13·14대 조합장 역임 산청군 최초 前농협중앙회농민신문사 이사 맡기도 친환경도정공장 설립, 농협 품목이사 선임 등 공약 “농촌농협, 신용사업보다 경제사업 커져야 살 수 있어”

2019-03-05     조현웅 기자
박찬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산청군은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선 기호 2번 박찬규 산청농협 조합장 후보를 만났다. 그는 13·14대 산청농협조합장을 역임했고, 오는 13일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가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박찬규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편집자 주-

▲13·14대 산청농협 조합장을 역임한 뒤 수년이 흘렀다. 다시 도전하게 된 배경은?

14대 조합장을 하던 중 사표를 내고 급하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조합원들을 위해 머릿속에 그려 놓았던 그림들(사업들)을 풀지 못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마하게 됐다.

▲14대 조합장을 사표 낸 이유는 무엇인가.

건축업자의 청탁을 받고 대출해 줄 것처럼 약속했다는 등의 이유로 직무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언론을 통해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야 말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동기들과 밥을 먹었다. 동기 중 한명이 대출을 원했고, 다른 고객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조사를 나가 확인한 결과 대출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언론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흑색선전을 심하게 해 생각했던 사업도 뒷전이 된 채 너무나 지쳐 사표를 내게 됐다.

▲대출은 조합장의 승인으로 이루어지나.

대출과 관련해 조합장은 결제란 조차 없다. 상임이사에서 모든 결제가 끝난다. 해당 사건도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났다. 하지만 이미 언론에는 대출 청탁 대가 금품수수 등이라며 보도가 되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변호사를 선임해 허위사실유포 등으로 고소할까도 생각했지만 주위 만류로 혼자 삭힐 수밖에 없었고, 산청군농협 발전을 위해 깨끗하게 사임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나에게 있어 ‘명예회복’이다.

▲조합장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로 떠들썩하다. 친인척 채용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다른 곳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친인척 채용 등 문제가 있다면 누군가는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조합원들도 다들 문제를 알고 있을 것이고, 판단할 것이다. 저와 관련해서도 친인척 채용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 하지만 저는 친인척 채용 사실이 전혀 없다. 제 아들이 농협에 근무하고 있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 아들은 농협 시간제 근로자로 들어간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제가 13·14대 조합장을 할 때 아들은 고등학생, 군인이었다. 정직원이면 몰라도 이제 막 1년 차 시간제 근로자인 아들을 두고 이런 논란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조합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92년도 산청농협 합병 당시 추진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합병을 이끌어낸 뒤 감사를 맡아 6년 더 일했다. 감사 임기를 마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농협에 대출관련 큰 사고가 발생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맡게 됐다. 이에 많이 부족하지만 주위에서 인정받았고, 지부장들의 권유로 첫 조합장에 도전해 당선됐다. 이후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14대 조합장에도 당선됐다.

▲조합장 외에도 다양한 자리를 맡았고, 활동 중인데 몇 가지 소개한다면.

前농협중앙회농민신문사 이사는 경남의 조합장들이 선거로 뽑는 자리다. 산청군에서는 내가 처음 당선됐다. 이외에도 경남 의료보험 창설멤버로서 이사로 활동했었다.

▲학력을 보니 산청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뒤, 부산으로 나갔다.

지품초, 산청중을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시 산청에는 인문계 고등학교가 거의 없어 진주고등학교를 생각했는데, 성적이 조금 부족했다. 때문에 부산으로 눈을 돌려 북부산고등학교에 들어갔다. 이 같은 이유로 부산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었다.

▲인문계 진학 후에는 어떻게 됐나.

밀양산업대를 들어가 진주산업대로 편입했다. 이후 진주산업대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편입한 이유는.

지역에서 활동하려다 보니 해당지역의 대학을 나오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진주산업대가 서부경남에서는 알아주기 때문에 들어가게 됐다.

▲조합장이 되기 전까지는 무엇을 했나.

돼지도 키우고, 소도 키우고, 쌀농사, 양파 농사 등 복합영농을 했다. 산청에서 트랙터, 콤바인을 최초로 사용한 농가이기도 하다. 당시 트랙터, 콤바인은 진주에서 고급스런 집 한 채 값이었다. 산청농촌지도소(산청군농업기술센터) 있는 위치의 땅이 모두 제 농장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조합장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

농협 이사가 13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사를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 될 수 있는 품목이사로 둘 생각이다. 품목이사란 곶감이면, 곶감작목반에서 사람 1명을, 딸기면 딸기작목반에서 사람 1명을 두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왜 전문성 이사를 둘 생각을 했나.

저에게 곶감에 대해 물으면 전혀 모른다. 딸기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선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농촌 농협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앞으로 농촌 농협은 신용사업보다 경제사업의 손익이 커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하나로마트 같은 사업이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

▲다른 하고 싶은 것들은.

친환경도정공장을 만들 것이다. 도정 때문에 창원 등 타지로 나가야 되기 때문에 많은 군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한 제가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농민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안다. 현재 농작물재해보험 등이 가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태풍이라도 한번 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이 입는다. 이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모판 가격50% 가까이 낮추는 등 농민들의 실익에 도움 될 수 있는 것들로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처럼 농민에게 와 닿는 사업들로 현장에서 발로 뛰는 조합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