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군 협회장배 골프대회, '그들만의 잔치' 논란
골프협회 관계자 "보조금 소진 목적 파행 운영, 군체육인에 대한 모독" 골프협회장 "공지했고 이사진과 논의 후 진행...미흡한 업무추진은 인정" 군 관계자 "정상 절차 거치지 않은 대회...보조금 환수 또는 미지급 가능성"
지자체체육회 소속 골프협회가 특정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협회장배 대회를 급조, 개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산청군골프협회는 지난 16일 통영동원로얄CC에서 지역 내 동호회에 공식 통보 절차 없이 군체육회 지원금 소진을 목적으로 7개조 28명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협회장배 대회를 급조해 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산청군체육회 소속 산청군골프협회는 그간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오다 지난 2017년 1월 정상 절차를 거쳐 함양스카이뷰CC에서 지역 내 4개 동호회 임원들과 함께 정식 발족, 지난해 2회까지 협회장배 대회를 정상 개최해왔다.
올해 들어선 11월까지 월례회 행사도 열지 않던 협회는 그러나 대회 1주일 전에 공식 절차도 거치지 않고, 그것도 한 해를 보름 남짓 남겨둔 시기에 협회장배 대회를 열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장배 골프대회의 경우 2020년 도민체전 선수 선발을 겸하기 때문에 대회 개최 1~3개월 전에 각 동호회와 경남 18개 시·군 협회에 통보를 하고 참석인원을 취합한 뒤 유관기관 지원을 받는다. 그리고 군 체육회에 알려 경비를 보조 받아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통상 절차다.
하지만 이번 협회장배 골프대회는 지난 5일 저녁 산청군 체육인의 밤 행사 이후 협회 예산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단순히 예산소진을 목적으로 이튿날 급조해 치르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협회장배 골프대회는 통상 군체육회장인 군수와 군의회의장을 비롯한 군관계자 및 내·외빈 등 인사들이 참석하는 게 관례임에도 이번 협회장배 대회에 관해선 군관계자는 물론 협회 이사진조차도 대회 개최 사실을 공식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이번 대회엔 부부 5~6쌍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골프대회 자체가 대회를 빙자해 체육회 보조금을 지원받아 치른 친목행사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져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군내 동호회에는 제대로 된 통보 절차도 없이 그들만의 축제를 협회장배 대회라며 추진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군 체육회에 확인하니 연말까지 지원금(350만원)을 사용하지 않으면 군으로 환수된다고 하니 공식 절차를 취할 시간도 없이 부랴부랴 대회를 개최한 모양인데 간과할 수 없다"며 "동호회가 아닌 산청군골프협회가 이렇게 파행적으로 운영 된다면 이건 군 체육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배종영 산청군골프협회장은 "공지는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경우는 찬조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기로 이사진들과 논의를 거쳐 진행했다. 골프비는 각자 부담으로 했고 버스 전세비를 비롯한 기타 경비는 보조금을 비롯한 협회경비로 사용했다"며 "외부에서 보기엔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한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협회장으로서 연중 행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지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사실상 협회관계자 일부가 사의를 표한 상태이기 때문에 업무추진이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대회가 정상 절차를 거쳐 치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보조금을 환수 또는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