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공공보건의료 강화...4년간 1251억 투자

경남도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과 연계한 후속대책으로 2020년~2023년까지 4년간 시행할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 강화 대책'을 11일 발표했다.

윤인국 경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이날 오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4개 지역 응급의료기관 신설 및 탁터헬기 도입 등 응급의료체계 획기적 개선을 위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125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 사각지대 적극 해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역의료 강화 대책'에서 경남은 △거창권 △통영권 △진주권 3곳이 공공병원 신축 대상지로 선정됐다. 도내 중진료권은 △창원권 △진주권 △통영권 △김해권 △거창권 등 5개로 설정되고, 진료권별로 지역책임의료기관 1개소를 지정한다.

진료권별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창원권, 김해권은 역량있는 공공병원인 마산의료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을 지정하고 거창권, 통영권은 적십자병원을 이전 신축해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주권은 공공의료 확충에 있어 방법과 규모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공론화 과정은 서부경남 공공의료체계 강화가 목적이며, 핵심은 어떻게 공공의료를 확충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의료 강화 대책이 발표된 만큼 이번 달부터 본격 공론화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엔 끝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직‧간접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목적 및 방향 등을 설정하고, 이후 공론화 위원회에서 전체일정과 도민 숙의조사 추진방법 등을 확정‧진행한다. 내년 초 도민참여단 구성과 워크숍 등 숙의과정을 통해 공론을 끌어날 계획이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진료권 내 2차 의료기관으로 필수의료를 제공하고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되며, 지역 내 양질의 의료기관인 '지역우수병원'과 연계‧협력해 필수의료를 제공하게 된다.

보건복지부의 지정원칙에 따라 진료권 내 공공병원을 우선으로 하고 공공병원이 없는 경우 공익 요건을 갖춘 민간병원을 공모 지정할 수도 있다.

도서‧벽지 등 의료취약지 주민의 원격진료를 위해 보건의료기관 ICT 활용 협진사업도 내년부터 확대 운영 및 개선해 나간다.

기존 보건소와 보건지소‧진료소간 공중보건의사, 간호사를 활용한 원격 협진에서 마산의료원, 경상대병원, 민간의료기관 전문의와 보건기관 의료진 간 협진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대상지역도 5개 시군에서 6개 시군으로 확대 운영하게 된다.

도는 최일선에서 도민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지역보건기관 기능보강사업에 4년간 314억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는 농어촌의료서비스 개선 273억원, 의료취약지 보건기관 기능보강 12억원, 보건의료기관 ICT활용 협진사업 29억원 등을 투자하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인구감소에 따른 의료공백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취약지 보건소를 병원요건을 갖춘 보건의료원으로 기능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군별 의료여건 분석을 통해 보건의료원의 적정 모델도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진료 병원이 없는 의료취약지 보건소에는 야간응급진료센터 운영을 지원하는데, 도는 이를 위해 2020년 사천읍보건지소와 함안군보건소 2곳에서 시범 운영 후 2022년부턴 지원사업의 성과분석과 시군수요에 따라 확대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응급의료 체계 획기적 개선

경남도는 응급의료 시설 확충과 체계를 구축하는데 391억원을 투입해 응급의료 수준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국비사업인 응급의료기관 운영비 지원과 함께 지역실정에 맞도록 도 자체사업으로 2023년까지 4년간 103억원(도비 51억5000만원, 시군비 51억5000만원)을 추가 투자한다.

또한 도는 경남 전 시군에 지역응급의료기관 이상 응급기관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당직의료기관 4개소(함안군, 하동군, 산청군, 거창군)를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상향 전환하고, 취약도가 높은 시군 소재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매년 1억 원을 지원해 응급실이 안정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지역응급의료기관 기능을 높이기 위한 추가 인건비와 장비비를 공모로 14개소에 순차 지원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응급환자 사망률 감소를 위해 환자 이송체계도 강화해 나갈 계획으로, 소방청 등 부처 공동운영 시행에 따라 도에서도 응급의료헬기 14대를 활용하고 있으며, 2021년을 목표로 닥터헬기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급차와 권역외상센터 등 의료기관 간 의료지도 체계 강화, 원거리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을 위한 119구급대 10개소 신설, 간호사나 1급 응급구조사를 배치하는 특별구급대 응급처치 범위 확대 시행 등 응급환자에 대해 적극 대처하게 된다.

서부권 서민층 의료서비스 신규 제공

도는 2020년 서부경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모 선정해 마산의료원과 같게 서부권에도 서민층 진료, 저소득층 종합건강검진, 여성농업인 진료 등 지원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무료 검진버스도 2021년부터 서부권에 별도로 운영할 예정이며, 매년 2만1800여명에게 서민층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찾아가는 마산의료원 무료검진서비스를 연간 검진회수 24회에서 40회로 늘리고, 검진인원은 1650명에서 3000명으로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지방의료원 등을 활용한 서민층의료서비스 사업에 354억원을 투입하고 마산의료원 서민층 의료서비스엔 11억원을, 마산의료원 기능보강엔 43억원, 301네트워크사업에 3억원, 그리고 365안심병동사업엔 297억원을 투입한다.

의료취약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확대 운영

도내에선 국비지원 분만취약지 사업으로 밀양시, 하동군, 거창군, 합천군 등에 매년 17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갈수록 출생아 수가 줄고 의료인력 채용에도 애로가 있어, 분만산부인과 추가 확대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저출생 시대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취약지 해소는 도 입장에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현재 의료취약지 외래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는 고성군, 산청군과 함께 함양군에도 산부인과 운영을 신규 지원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산부인과 진료를 이용하는 임신부와 함께 동행하는 배우자에겐 건강검진 서비스(간암 종양유무 등 3종)를 확대 제공한다.

분만산부인과가 없는 8개 군 등록 임산부에게 병원 이송, 응급의료상담 등을 지원하는 안심출산 119서비스는 앞으로 안심콜에 보건소 등록과 함께 자동 가입토록 하고, 병원진료 후 귀가서비스 추가, 구급차 내 분위기 개선, 여성구급대원 동승 등 이용자의 심리적 안정과 편의성도 도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소아청소년과 확충을 위해선 현재 지원 중인 남해병원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취약지인 의령과 하동, 산청, 함양, 합천군 등 지역의 요구가 있는 곳을 우선 정부 공모사업에 참여토록 지원하고, 선정되지 않을 시 도 자체사업으로 시설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개소당 3억1700만원을 지원한다.

공공보건의료 종합대책 추진

경남도는 의료 격차 해소와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제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조례'를 경남도의회와 협의해 연내에 제정할 예정이다.

경남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이 될 권역별 통합의료벨트 구축‧운영 연구용역이 내년 4월 완료되면, 이번에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강화대책과 도민 건강수준 향상 성과지표, 공공보건의료 연계체계 등을 포함한 '경상남도 공공보건의료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인국 국장은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꼼꼼히 챙겨 나갈 것"이라며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도민 의견을 수렴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보건의료 시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