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봄 축제의 즐거움, 안전에서 시작된다

2026-03-11     이현룡 산청소방서장
이현룡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전국 곳곳에서 벚꽃축제와 문화공연, 전통시장 행사 등 다양한 지역 축제가 열린다. 가족과 연인, 관광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소중한 문화 공간이지만,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장에서는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는 3월 13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국에서 개최될 봄철 지역 축제는 총 715건에 달한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축제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다양한 봄철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산청군에서도 여러 행사가 예정돼 있어 지역 행사장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공연과 행사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공연·행사장에서 구조 출동한 건수는 2022년 245건에서 2023년 356건, 2024년 453건으로 늘었으며, 2025년 6월까지 최근 3년 반 동안 총 1,187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추락, 시설물 붕괴 등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고가 전체의 약 30% 이상을 차지해 행사장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축제 행사장은 대부분 천막과 가설무대, 임시 전기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대부분은 가연성 자재를 사용하고, 조명 및 음향 장비의 전기 사용량이 많아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음식 부스나 푸드트럭에서 사용하는 가스버너나 숯불과 같은 화기 취급도 빈번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다. 특히 많은 인파가 밀집된 상태에서 이런 위험 요소들이 겹쳐지면 작은 사고가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행사 주최 측과 관계기관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사 시작 전 소방·전기·가스 설비와 무대 구조물, 가설 건축물, 임시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은 전문가와 함께 면밀히 점검해야 하며, 긴급 상황에 대비한 소방차 진입로 확보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각 부스에는 소화기를 비치하고,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비상 대피도와 안내 표지판을 설치해 관람객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사장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 의식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인파가 많은 곳에서는 질서를 지키며 이동하고, 무리하게 밀거나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 흡연하거나 전기 콘센트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동을 삼가야 하며, 행사장에 들어서면 비상구와 대피 통로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축제는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지만,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그 즐거움은 한순간에 사고로 바뀔 수 있다. 안전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행사 관계자와 행정기관, 그리고 축제를 찾는 시민 모두가 안전 수칙을 지키고 서로 배려할 때, 비로소 안전한 축제가 완성된다.

화사한 봄날, 안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모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산청소방서장 이현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