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권씩]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한 달에 한 권씩]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 자율바람
  • 승인 2019.05.1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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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2007년으로부터 시작된다. 2007년에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출시한다. 스마트폰의 출현은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가져왔다. 그것은 예고된 것이 아니었다. 노키아도 모토로라도 그들만의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느라 스마트폰의 출현이 가져올 엄청난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출시된 후 10여년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제 스마트폰을 든 36억명의 인구가 인류 문명을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상의 모습은 스마트폰을 든 신인류, 이름하여 '포노 사피엔스'에 의해 조금씩 조금씩 변해 왔던 것이다. 세계 10대 기업(2018년 5월 시가총액 기준) 중 무려 8개 기업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으로 성공에 이른 기업들이다.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그런 기업들의 목록에 포함돼 있다. 물론 스마트폰 출시 이전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였던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이후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책은 스마트폰을 든 포노 사피엔스가 세계시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스마트폰 기반으로 변화를 가져온 비즈니스 모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이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 시대의 혁명적 변화를 이야기할 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포노 사피엔스는 분명 4차 산업혁명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언급할 때 으레 등장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적 상징물들이 혁명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사람에 집중한다. 새로운 인류의 탄생 즉, 포노 사피엔스의 출현이 시장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분명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발명으로,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과 IT기술의 발명으로 인류의 삶을 한 단계 더 고양시켜왔다. 4차 산업혁명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기술 진보를 통해 문명의 진보를 예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술의 혁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이해에 대한 혁신에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시장은 더욱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 또는 고객 중심의 시장이 된다. 이때 우리가 이해해야 할 인간 또는 고객이 바로 스마트폰을 든 포노 사피엔스들인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 5대 기업들은 포노 사피엔스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신산업의 3콤보’라 불리는 디지털 플랫폼, 빅데이터, 인공지능이다. 기업은 디지털 프랫폼에 포노 사피엔스들을 몰려들게 한다. 그리고 이들이 남긴 흔적들을 빅데이터라는 형식으로 정보를 축적시킨다. 그리고 그 정보를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을 하게 되면 최대치의 고객 만족도를 자랑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14년 알렉사라는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는 각 가정에 배치되어 엄청난 데이터를 채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이렇게 채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인 알렉사가 분석하여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현재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이라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 성공의 열쇠는 바로 포노 사피엔스를 이해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열망에 있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고객 중심 경영철학’을 넘어 ‘고객 집착 경영철학’으로 유명하다.

이제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때다. 시대는 분명 변화의 길에 들어서 있다. 미국과 중국의 사례는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유럽과 일본은 아직도 그 흐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시장의 변화상을 보면 분명 시대의 대세는 정해진 듯하다. 포노 사피엔스를 이해하지 않고 시장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BTS(방탄소년단)의 성공은 포노 사피엔스에 의해 이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유튜브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잘 활용했고, 기존 성공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세계의 젊은이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시장은 이미 포노 사피엔스들이 관심을 보이고 모여드는 곳으로 옮겨지고 있다. 모든 비지니스의 성패는 포노 사피엔스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분석하느냐에 달려 있게 된 것이다. 우리 역사는 변화의 흐름에 잘 대응해 온 역사이다. 그러한 역사의 연장선상에 있기 위해 이 책은 포노 사피엔스의 관점에서 우리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길 촉구하고 있다.

글/자율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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