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우리는 모두 두통환자다
[의학칼럼] 우리는 모두 두통환자다
  • 남원식 진주복음병원 신경과장
  • 승인 2019.05.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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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식 진주복음병원 신경과장
남원식 진주복음병원 신경과장

일생 중 두통을 한번도 경험 해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지도 모를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1년 동안 두통을 경험한 경우가 60%를 넘으며 10%이상에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두통에 대해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환자의 10%정도만 병 의원을 방문 한다고 한다.

실제로 검사상에 기질적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

실제로 두통으로 병원을 방문하기 전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은 `내 머리 속에 암이 들었거나, 뇌졸중 등 중한 병이 있을 거야` 라는 불안한 생각을 가지고 진료실 문을 여시게 된다. 하지만 여러 통계에 따르면 두통이 있을 때 머리의 구조적인 문제가 발견 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0.4~4%라고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100명 중 90명 이상은 뇌 영상검사, 혈액검사 등 여러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기질적 이상이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이차성 원인을 감별하기 위해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전신 증상이 있거나, 다른 신경학적 이상소견이 동반되거나, 갑자기 발생하여 1분 이내 최고조로 이르는 벼락두통 등으로 임상 양상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원인 감별을 목적으로 검사들이 필요할 수 있겠다.

긴장성 두통일까? 편두통일까? 어떻게 아프냐가 제일 중요해

이차성 두통을 배제하였다면 실제로 두통환자의 진료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문진이다. 기질적원이 없는 경우를 일차성 두통이라고 하는데 양상에 따라 여러 가지 일차성 두통이 있으나 임상적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 하는 두통은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환자의 통증의 양상은 어떠한지, 빈도와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유발요인이나 호전요인이 있는지, 동반되는 다른 증상이 있는 지와 본인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은 지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실제로 유병기간이 길고 본인의 두통에 대한 관심이 많은 환자는 두통의 양상을 본인 스스로 확인 하기 위해 두통일기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으며 진료지침 상에서도 권고 하고 있는 부분이다. 긴 시간 동안의 두통의 양상을 큰 그림으로 보면 실제로 두통으로 인해 본인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은 지장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고, 약물치료나 두통에 대한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약물의 순응도가 좋아지고 불안감이나 의구심 등 환자의 증상을 증폭시키는 다른 요인들이 줄어들게 되어 예후가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는 처음 말한 이차성 원인이나 기질적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병원들을 떠돌게 되는 경우를 상당수 보게 된다.

두통을 완전 없어지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야

두통 치료의 목적은 골절 후 접합 하듯이, 암 조직을 떼어 내는 듯이 환자가 가지는 두통을 `free`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권고마다 다르지만 두통의 강도나 빈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그로 인해 받는 일상생활의 지장, 즉 일상 속에서 두통으로 인해 환자가 보는 손해와 합병증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치료 목적을 의료진과 함께 잘 설정한다면 불필요한 검사나 약물 오남용을 줄이게 되고 치료에 대한 환자의 참여도가 높아져서 약물에 대한 반응 또한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두통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면 걱정부터 미리 하는 것 보다 본인의 두통의 양상을 잘 파악하여 주위 병 의원을 찾아 의료진과 같이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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